"오늘 돈 주고 샀는데, 내일은 공짜?"…폰값 지원금, 매일 바뀐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4.03.18 16:30
글자크기
18일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A15 LTE'가 전시돼 있다.  2024.03.18. /사진제공=뉴시스18일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A15 LTE'가 전시돼 있다. 2024.03.18. /사진제공=뉴시스


스마트폰을 좀 더 싸게 구매하려는 이용자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진다. 이동통신 3사가 스마트폰 구매 시 제공하는 공시지원금,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이 앞으로 매일 바뀌기 때문이다. 새롭게 돌출하는 경쟁 요소에 따라 3사는 지원 대상 단말기의 기종은 물론 요금제에 따라 지급하는 지원금 액수를 새롭게 책정한다. 정보 수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복잡한 지원금 구조로 인해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다.

18일 이동통신 3사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대상 기종으로 이날 출시된 삼성전자 (79,700원 ▼1,600 -1.97%)의 LTE(4G)폰 갤럭시 A15를 추가했다. SK텔레콤 (51,800원 ▲500 +0.97%)KT (35,650원 ▲250 +0.71%)는 A15 구매고객에 요금제와 무관하게 5만원의 전환지원금을, LG유플러스 (10,000원 ▼80 -0.79%)는 4만4000원을 각각 제공한다.



A15는 초광각·광각·접사 등 3개 후면카메라, 5000mAh 대용량 배터리, 삼성페이를 지원하면서도 출고가는 31만9000원에 불과한 가성비 핸드폰이다. 공시지원금 및 전환지원금을 더하면 사실상 '공짜폰'으로 풀릴 전망이다.

전환지원금은 스마트폰을 구매하면서 이통사를 바꾸면, 새로 가입하는 이통사에서 추가로 지원하는 금액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4일 전환지원금을 허용하는 내용의 고시를 시행, 같은 주 토요일인 16일부터 이통3사가 일제히 시행했다. KT가 요금제 및 단말기 종류에 따라 3만~13만원의 가장 높은 액수를 책정했고, SK텔레콤은 5만~12만원, LG유플러스는 3만~10만원을 공시했다.



당초 방통위는 이통사의 번호이동 고객 유치에 따른 기대수익, 이용자의 위약금 및 장기가입 혜택의 상실에 따른 보상, 심(SIM) 카드 발급 비용 등을 근거로 전환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책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액수 결정은 이통사의 자율이고, 3사는 10만원대에 출발선을 그었다. 최대 50만원을 기대했던 이용자들은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이다.

이통3사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현황./그래픽=조수아 기자이통3사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현황./그래픽=조수아 기자
하지만 3사 간 경쟁은 지금부터다. 이통사들은 그간 매주 화요일·금요일에만 지원금을 조정 공시할 수 있었지만, 바뀐 고시에 따라 앞으로는 매일 바꿀 수 있다. 실제로 전환지원금의 첫 공시가 토요일이었고, 이통사 전산망이 멈추는 일요일을 넘겨 이날부터 A15가 지급 대상 단말로 추가됐다. 이통3사는 한목소리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의 액수 및 적용 모델은 계속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시행이 10만원대일 뿐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게 통신업계의 관측이다. 전환지원금의 효과가 유통망을 중심으로 조금씩 드러나고, 매월 말 기준으로 집계되는 사업자별 번호이동 증감 수치를 고려해 이통 3사가 나름의 마케팅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김홍일 방통위원장과 이통3사 CEO(최고경영자)의 회동도 변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0만원대 전환지원금에 대한 여론의 회의적인 반응을 고려하면 관련 논의가 회동 전후로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이용자들의 머릿속도 복잡해진다. 원하는 단말기와 요금제를 정한 뒤 어떤 이통사에서 가입하는 게 유리한지 따져야 하지만, 말처럼 간단치 않다. 이통 3사가 앞으로 매일 공시·전환지원금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고, 대상 단말기도 매일 달라진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3사 공시를 매일 찾아보고 비교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며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장년층을 비롯해 대부분의 고객이 지원금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