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유명한 빵집이라고 해서 일부러 들렀는데 비싼 가격에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밥보다 비싼 빵을 먹고 나니 소화가 잘 안됐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10년간 주로 지대나 임대료가 낮은 도심 외곽에서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건물 전체를 사용할 정도로 대형화된게 특징이다. 적게는 100평에서 1000평 넘게 운영하는 곳도 있다.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카페로 등재된 '포지티브 스페이스566'나 1만평 규모의 한옥 카페인 '혜경궁 베이커리'가 대표적이다.
프랜차이즈는 출점제한으로 드문드문 생기고 동네빵집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빵집은 늘어나는 추세다. 국세청에 따르면 제과점업으로 등록한 신규 사업자는 2017년 3405명에서 계속 증가해 2021년 4968명까지 늘었다. 2022년 4427개로 다소 주춤했지만 전년도 급증에 따른 일시적 감소라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기업형 베이커리는 대부분 브런치카페처럼 카페와 레스토랑을 겸비하고 있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사례가 더 많다. 때문에 이들의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전국에 수천개의 기업형 베이커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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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카페./사진=이미지투데이
베이커리와 무관한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례로 패션기업 에스디인터내셔날의 나인블럭이나 이랜드그룹의 프랑제리 등은 베이커리 카페로 유명세를 탄 케이스다.
기업형 베이커리는 '사모님 퇴직연금'이란 별칭도 따라붙는다. 큰 돈이 들긴 하지만 주로 서울 외곽 지역에 토지와 함께 매입하기 때문에 개발 호재에 따라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나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등 재벌들이 여론에 밀려 베이커리 카페 사업에서 손을 뗀 이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기업 오너일가 등 준재벌들이 많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식사업기업은 회장님 사모님 명의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 중인데 창업 5년여만에 3배 이상 가치가 상승했다는 후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동네빵집을 보호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확장을 억제했더니 기업형 베이커리가 우후죽순 생겨났다"며 "출점제한이나 거리제한을 받지 않으면서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도 비난받지 않는 빵집공룡이 지역별로 이 등장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