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스텔라라, 시밀러 하반기 유럽서 전초전…국산품목 출시는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1.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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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13조원 달하는 얀센 자가면역질환藥…7월 유럽 물질특허 만료
4조 유럽 시장 선점 위한 경쟁 예고…최대 시장 미국은 내년부터 출시 가능

13조 스텔라라, 시밀러 하반기 유럽서 전초전…국산품목 출시는


연 매출 13조원에 이르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스텔라라' 유럽 물질특허가 오는 7월 만료된다.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내 출시가 내년부터 가능한 만큼, 유럽에서 전초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국내사 중에선 셀트리온 (189,700원 ▼4,900 -2.52%)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에스티 (65,600원 ▼400 -0.61%) 등이 주도권 장악을 위한 경쟁을 준비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스텔라라의 유럽 물질특허는 오는 7월 만료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출시가 가능해진다. 현재까지 4개사(공개기준) 현지 허가를 획득하거나 신청을 마친 가운데 국내사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텔라라는 판상형 건선부터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적응증을 보유한 품목이다. 올해 당뇨·비만 신약과 신규 항암제 등 새로운 대형 품목에 밀려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전망이지만, 지난해까지 글로벌 매출 순위 Top10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온 글로벌 블록버스터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입장에서 스텔라라 시장은 특히 매력적이다. 당초 낮았던 기대치에 시장 경쟁 강도가 거세지 않기 때문이다. 스텔라라는 첫 허가를 받은 지난 2009년 당시 건선 적응증으로만 승인을 받았다. 이미 시장에 휴미라와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 굵직한 품목들이 건선을 적응증으로 보유하고 있던 만큼 시장성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의 소극적 개발 참여로 이어졌다. 하지만 스텔라라가 크론병(2016년), 궤양성대장염(2019년)에 대한 적응증을 잇따라 획득하면서 대형 품목으로 성장했고,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민정·김영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경쟁 강도는 '현재 오리지널 약물의 시장의 크기'가 아닌 아닌 '약 10년 전 예측했던 시장의 크기'와 비례하는데 해당 측면에서 스텔라라는 경쟁강도가 비교적 약한 편"이라며 "미국 내 10개의 경쟁사들이 한번에 쏟아졌던 휴미라와 비교하면 스텔라라 시밀러의 약가 인하 속도 역시 다소 느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삼성에피스·동아에스티 등 연내 출시 전망…속도 경쟁 보단 전략적 '눈치싸움' 무게
현재 유럽 스텔라라 시장 규모는 연간 약 4조원 수준이다. 북미 시장 대비 규모는 작지만 상대적으로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시장 진입 속도의 중요도가 적지 않다. 그동안 유럽 내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들의 점유율은 출시 속도가 가장 빨랐던 품목들에 쏠리는 경향을 보여왔다. 미국 출시를 위해 허가를 신청한 기업이 최소 6개사라는 점 역시 유럽 시장 경쟁 중요도를 높이는 요소다.


현재 유럽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획득한 곳은 알보텍이 유일하다. 셀트리온과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5월과 6월 각각 허가를 신청했고, 9월 포미콘이 가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전략적 이유로 허가 일정 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허가 절차를 추진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경쟁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시기에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 바이오시밀러 허가는 일반적으로 신청 6개월 이후면 여부가 결정된다. 허가 이후 판매를 위한 준비 기간에 최소 3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도 국내사 품목 모두가 물질 특허 만료시기에 맞춰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7월의 기간적 특성을 고려하면 반드시 해당 시기에 맞춰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 선점 못지 않게 보장된 시장성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연내 출시는 낙관되지만, 지나친 속도 경쟁에 몰입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은 결국 국가별 입찰 수주가 중요한 시장인데 굵직한 입찰들은 대부분 상반기에 몰려있다. 속도전만 신경쓰다 무턱대고 출시할 경우 가격 전략만 일찌감치 노출해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대부분 연내 출시는 완료되겠지만, 아직 7월까지 시간이 조금 남은만큼 국가별 입찰 스케쥴 등의 윤곽을 파악한 뒤 출시 시기를 결정해 나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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