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글로벌 창업대국으로 가는 첫걸음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3.11.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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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 중 해외에 나간 기업은 전체의 약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싱가포르, 80% 수준인 이스라엘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는 스타트업 육성이 시급하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아산나눔재단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공동 연구한 '2023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나온 결과다.



보고서는 한국과 글로벌 국가 간 스타트업의 창업·자본·인재의 양방향 이동이 얼마나 원활한지 나타내는 '글로벌 개방성(연결성)'에 있어서 한국의 경쟁력 수준을 분석했다. 한국은 대부분의 요소가 글로벌 선도국에 비해 열위에 있었다.

한국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만 봐도 상당수가 내수 시장 중심이다. '우물 안 개구리'로는 성장 잠재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합당한 말이지만, 비전과 의지만 갖고 추진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여년간 한국·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김범수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는 "여윳돈이 있어 20~30억원 날려도 된다면 미국 진출을 고민해도 되겠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정부가 지난 8월 '글로벌 창업 대국' 비전을 제시하고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으나 글로벌 관련 정책은 여전히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별로 따로 운영되고 있고, 민간 자원을 아우르는 체계가 미흡한 상태다.


특히 지원 정책의 대부분은 특정 나라를 찍고 해당 시장에 관심 있는 스타트업을 뽑아 교육과 멘토링을 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정책 공급자 중심의 탑다운(Top Down) 형태는 해외시장에 대한 공부 수준에 그칠 뿐 실질적인 진출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각 스타트업에 어떤 해외진출 수요가 있고 어떻게 전략을 구상하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설계해주는 수요자 중심의 바텀업(Bottom Up) 정책이 필요하다. 단순히 '열심히 뛰어봐라'가 아닌 각 스타트업에 맞춤형으로 방향성을 알려줄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할 때다.

[기자수첩]글로벌 창업대국으로 가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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