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신뢰'를 주장하는 또 한 곳(?)이 있다. 이보다 며칠 전 '소변맥주' 파동이 발생한 중국이다. 최근 소변맥주 파동에 대해 중국 내에서는 칭따오(TSINGTAO, 판매사 국내표기 기준)맥주를 흠집내기 위한 '기획소변'으로 몰아가는 기류가 감지된다. "공장 내 화장실이 많은데 담을 넘어 소변을 본 것이 이상하다"거나 "3공장이 아니라 다른 물류기지다"라는 주장 등이다. '소변을 본 남성이나 영상을 찍은 이들을 체포해 조사해보니 칭따오맥주 직원이 아니더라'는 당국 발표가 나오자 이런 목소리는 더 커졌다. 알려지다시피 소변맥주 파동은 중국 칭따오맥주 3공장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자가 원료에 소변을 보는 듯한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된 사건이다.
반면 한국인이 생각하는 중국의 식품위생관리 신뢰수준은 밑바닥이다. 2년전 발생한 알몸김치 사건이 대표적이다. 알몸김치 사건은 2021년 3월 중국의 김치제조 공정 과정에서 한 남성이 알몸으로 절임배추에 몸을 담그고 작업을 하는 영상이 공개된 일이다. 이 사건으로 중국산 김치의 위생문제가 부각됐고 '해당 김치가 한국에 수출하는 김치가 아니'라는 중국 측 주장에도 대다수 우리 국민들은 중국산 김치를 기피했다. 원산지 표기를 해야하는 식당 대부분은 김치를 밑반찬에서 뺐다.
'소변맥주' 파동이 찻잔속 태풍이 될 것이란 전망이 중국 내부에서 나오는 것과 달리 국내 수입사는 난처하다. '해당 공장에서 제조된 맥주는 국내 수입 제품이 아니'라는 항변에도 이미 신뢰도에 깊은 상처가 났다. 전주 대비 판매량은 30% 감소했고 먼저 구입한 소비자들은 맥주를 내다버렸다. 6년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유지해온 수입사는 올해 1000억원을 장담하기 어렵다. 'I am 신뢰'를 외치고 있지만 공허한 반응 뿐이다. 1년여가 지나서야 중국산 김치가 다시 식당 밑반찬으로 올라온 것처럼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할 지 모른다.
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