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숨막혔던 프로야구 혈투…조용히 웃던 '그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23.10.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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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마켓]
라이센스 기반 스포츠 게임들은 현실 이벤트에 영향 받아
개막전, 올스타전, 포스트시즌 및 리그컵 겹치면 유저 몰려
국가대항전 펼쳐질 땐 자국 팀 성적 좋을수록 게임에도 호재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막판까지 숨막혔던 프로야구 혈투…조용히 웃던 '그들'


올해 KBO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순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개 팀은 이미 정해졌지만,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3~5위에 위치했던 두산베어스, NC다이노스, SSG랜더스가 마지막 '144번째 경기'까지 전력을 쏟았다.

각 팀을 맡은 사령탑들과 선수들의 속은 타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치열한 순위 경쟁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이들이 있다. 프로야구 라이센스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공하는 스포츠게임 업체들이다.



성수기, 비수기가 존재하는 스포츠게임
지난 19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찾은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19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찾은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연중 비슷하게 유저들이 몰리는 다른 장르와 달리, 스포츠게임은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나뉜다. 주로 현실 스포츠에서 이벤트가 발생할 때가 성수기다. 보통 개막 시기, 올스타전, 포스트시즌 등이 성수기다.

이는 스포츠 게임의 특성에 기인한다. 보통 해당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이 스포츠 게임으로 유입된다. 종목별 룰을 알아야 게임에 입문하기 쉽다. 비교적 룰이 단순한 축구와 달리, 복잡한 규칙들이 종종 적용되는 야구 게임을 하는 이들은 '야빠'(야구 열성팬)들인 경우가 많다.



스포츠 게임 유저들은 실제 리그에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골라 게임에 들어오고는 한다. 자신의 '최애' 팀이 현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거나, 꾸준히 이름이 거론되면 게임도 열심히 한다. 반면 일찌감치 순위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에는 게임에 대한 열기도 식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야구 게임 '최고 절정기'
/사진=컴투스/사진=컴투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야구 게임을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호재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하면서 야구게임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됐고,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는 내내 이 열기는 이어질 예정이다. 컴투스 (43,150원 ▼950 -2.15%)의 컴프야2023, 엔씨소프트 (214,000원 ▼2,500 -1.15%)의 프로야구H3 등 라이센스를 확보해 실제 팀이나 선수들의 이름을 쓸 수 있는 게임들의 매출도 이 기간에 쑥쑥 늘어난다.

외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MLB 라이센스를 기반으로 한 야구게임들도 덩달아 매출이 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야구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는 가을에는 프로야구 리그가 활성화된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에서 야구 게임에 대한 관심도 훨씬 높아진다"고 전했다.


4년마다 돌아오는 축구 게임의 대목 '월드컵'
2022년 11월 14~27일  피파온라인4(현 FC온라인) PC방 일별 사용시간. /사진=넥슨2022년 11월 14~27일 피파온라인4(현 FC온라인) PC방 일별 사용시간. /사진=넥슨
야구 게임이 프로 리그에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축구 게임의 경우는 국가대항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기간은 축구 게임들이 가장 불 붙는 시기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경기가 있는 날에는 FC온라인의 PC방 점유율이 대폭 상승했다. 월드컵 개최 전후로 비교할 때는 점유율이 2배 이상 상승했다. 당시 FC온라인의 PC방 점유율은 10월 셋째 주부터 점점 오르기 시작해 월드컵 조별리그 시작 후 큰 폭으로 치솟았다.

새벽 4시에 진행된 한국과 브라질 16강전의 경우 평일이었음에도,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PC방에서 'FC 온라인'을 즐긴 유저는 4만9000여명이었다. 이는 월드컵 전 평일 동일시간대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였다. 우루과이전이 있던 주말인 지난해 11월 26일엔 PC방 점유율 21.89%(2위)를, 11월 27일에는 22.34%(2위)를 기록했다. 가나전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FC온라인 게임 자체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제대로 혜택을 봤다. FC온라인 한국 국가대표 곽준혁이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이스포츠 최초의 메달을 안겨줬다. 이에 힘입어 FC온라인 유저들의 호응도 잇따랐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성수기 맞이한 마케팅도 활발
/사진=엔씨소프트/사진=엔씨소프트
성수기를 맞이한 게임업체들은 유저들의 이목을 보다 많이 끌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엔씨소프트는 포스트시즌 기념 프로모션으로 프로야구H3 '백투백 페스티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선수 카드 강화 성공권, 아이템 쿠폰 등을 지급하고, 실제 포스트시즌 경기서 '백투백 홈런'이 나오면 H3 이용자 전원에게 보상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컴투스는 '컴투스프로야구V23'에서 '모두의 가을 야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 내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과 승부를 겨뤄보는 토너먼트 이벤트를 구현했다. 또 게임 내 플레이 이벤트에 참여하면 매일 달라지는 각종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 예측 이벤트는, 한국 시리즈 결과에 따라 게임 재화인 스타를 보상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넥슨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FC온라인에서 국가대표팀 응원 이벤트를 펼쳤다. 응원에 참여한 유저들에게 '[22KLB 8강 찬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페셜 상자', '전체 수수료 30%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응원 댓글을 남긴 이들 중 100명에게는 5만 넥슨캐시를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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