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때 너무 먹었나" 배가 더부룩…'이 증상'까지 보인다면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3.10.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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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연휴때 너무 먹었나" 배가 더부룩…'이 증상'까지 보인다면


오늘(4일)은 장장 6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업무에 처음 복귀하는 날이다. 평년보다 연휴가 길었는데도 '삭신이 쑤신다'며 평일보다 훨씬 더 피곤해하는 사람도 적잖다. 연휴 기간 친척들과 머물면서 대규모 요리·설거지에 시달린 경우, 내 아이에 조카들 육아까지 책임져야 했다면 급성 피로가 쌓여있을 수 있다. 이처럼 평일보다 신체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갑자기 많이 쌓인 상태에서 바로 업무에 복귀하면 집중력도 떨어질 뿐 아니라 근육도 뭉쳐 있어 몸도 더 고달프다.

연휴 때 쌓인 피로, 효과적으로 풀려면 피로의 원인에 따라 맞춤형으로 해소해야 한다. 연휴 후 1~2주 동안 하루에 20~30분, 일주일에 3~4회 정도 걷기나 스트레칭·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면 근육·관절·인대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풀 수 있다. 따뜻한 찜질 팩을 두르거나 20~30분간 전신욕·반신욕·족욕을 실시하면 근육 피로를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피곤할 때 체내에 쌓이는 젖산과 피로물질이 체외로 배출되기 쉬워져서다.



이렇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세로토닌·엔도르핀·아드레날린 같은 물질을 뇌에서 분비해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 반신욕 때 욕조 물에 아로마 향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후각을 자극해 뇌에 신호를 전달한다. 라벤더 향은 근육을 이완한다. 스파 후 비타민C가 풍부한 딸기·키위·레몬 주스를 마시면 피로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연휴때 너무 먹었나" 배가 더부룩…'이 증상'까지 보인다면
연휴 때 무리한 여행 일정과 늦은 취침 시간, 장시간 운전 등으로 평소보다 수면 시간이 불규칙해지기 쉽다. 휴가 후 평소의 수면 리듬을 회복하기까지 2~3일은 불면증 및 무기력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생체리듬은 대뇌의 호르몬인 멜라토닌·코르티솔이 조절한다. 불규칙한 생활이 밤에 멜라토닌 호르몬을 적게 분비하게 해 불면증에 시달리고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일할 때 피곤하고 무기력하게 한다.



이럴 때 낮에 잠을 이기려고 카페인이 든 음료를 무리하게 많이 마시면 되레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커피를 마셔 잠을 이기려 하는 것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30분 이내로 잠깐 눈 붙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연휴 후 첫 일주일은 일찍 귀가해 휴식을 취한다. 하루 7~8시간은 잠을 잔다. 단, 이보다 더 오래 자면 피로가 쌓이고 수면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한다.

장기간의 운전, 비행기 탑승으로 일상 복귀 후 허리 통증을 겪고 있다면 간단한 지압법으로 척추의 부담을 해소해보자. 창원자생한방병원 강인 병원장은 "허리에 뻐근한 느낌이 계속되거나 욱신거린다면 척추 주변의 혈 자리인 '신수혈(腎兪穴)'을 지압하면 허리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수혈은 배꼽 높이의 척추 양옆 5㎝ 부근에 위치한다. 해당 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10초간 지그시 눌렀다 떼어주기를 5회 반복하면 허리 주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허리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허리 통증 완화에 도움 되는 신수혈(빨간색 위) 지압법. /사진=창원자생한방병원허리 통증 완화에 도움 되는 신수혈(빨간색 위) 지압법. /사진=창원자생한방병원
명절에 과식 후 속이 더부룩한 게 아직 심하고 잘 내려가지 않았다면 소화제를 챙겨 먹는다. 만약 토하거나 설사를 같이하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며, 설사가 심하면 이온 음료를 마셔 전해질을 보충해준다. 설사와 함께 고열이 이어지면 다른 균으로 인한 설사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빨리 찾아야 한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는 "설사가 3일 이상 이어지거나,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설사의 양이 물처럼 많이 쏟아져 나오는 경우라면 진료를 권한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과음해 숙취가 남아있다면 부드러운 음식으로 위벽을 달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추천된다. 박훈기 교수는 "속이 좋지 않다고 아예 빈속으로 버티면 메스꺼운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숙취 때 간장약에 의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간장약이 술로부터 간장을 보호해 준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을뿐더러 술을 더 마시게 되는 빌미만 될 수 있어서다.

명절 기간 가족 간 갈등과 불화 때문에 일시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시간이 가장 좋은 약이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며 시간을 보내면 대부분은 저절로 나아진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풀리지 않으면 '화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인의 화병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4~5%로 알려졌고, 정신건강의학과의 신경증적 환자군 중에서는 20~45%로 보고된다. 중년 이상의 여성,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경우, 교육받지 못한 경우,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등에서 화병이 잘 발견된다.

화병의 주요 증상에는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뿐 아니라 속에서 치밀어 오르거나, 응어리짐, 가슴 답답, 구갈(목마름) 등으로 표현되는 신체 증상이 포함된다. 지속해서 분노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흥분되며, 카테콜라민(호르몬이나 신경 전달제로 작용하는 화합물) 분비를 늘려 심장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우울 증상이 심한 경우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이 증가하기도 하고, 불안 증상이 심하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기도 하므로 이런 경우라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게 권장된다. 증상에 따라 항우울제·항불안제·수면제 등을 처방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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