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도, KBO MVP도 못했던 '한신 우승' 18년 만에 드디어! 영사관 '인파 폭주' 경고할 정도의 열기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09.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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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선수단이 14일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한신 선수단이 14일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한신 선수단이 14일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기념깃발을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사진=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한신 선수단이 14일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기념깃발을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사진=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인기팀이면서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한신 타이거스. 인고의 시간 끝에 18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한신은 14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2023 일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1연승과 함께 시즌 80승 44패 1무(승률 0.645)를 기록한 한신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매직넘버 '1'을 지웠다. 2위 히로시마(69승 59패 4무)가 전승을 거두고 한신이 모두 진다 해도 승률이 뒤집힐 일은 없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한신은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하게 됐다.

5회까지 0-0의 행진을 이어가던 한신은 6회 들어 타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치카모토 고지의 안타로 포문을 연 한신은 모리시타 쇼타의 좌전안타로 1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오야마 유스케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린 한신은 사토 데루아키의 투런 홈런까지 터지면서 순식간에 3-0 리드를 잡았다.



선발 사이키 히로토가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한신은 8회와 9회 한 점씩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끝내 리드를 지켜내면서 승리를 만들 수 있었다. 마무리 이와자키 스구루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은 모두 마운드로 달려나가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한신 선수단이 14일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밝은 표정으로 기쁨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한신 선수단이 14일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밝은 표정으로 기쁨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이날의 승리가 한신에는 기쁠 수밖에 없다. 바로 지난 2005년 이후 18년 만에 나온 센트럴리그 우승이기 때문이다. 당시 한신은 시즌 87승 54패 5무(승률 0.617)의 성적으로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가네모토 도모야키가 이끈 타선과 'JFK' 필승조의 활약 속에 한신은 일본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홈런 3방을 터트린 이승엽(현 두산 감독)의 활약을 앞세운 지바 롯데에 4전 전패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번 우승 전까지 한신은 1937년 창단 후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5번의 리그 우승에 그쳤다. 1985년 창단 첫 일본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뒤에는 일본시리즈 정상도 달성하지 못했다. 2003년에도 양대리그 통합 승률 1위(0.630)를 거두고도 일본시리즈에서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에 3승 4패로 패퇴했다.


우승이 없는 시간이 길어지자 한신은 KBO 리그 출신 선수들도 데려와 전력보강을 노렸다. 특히 2014년 영입한 오승환(현 삼성)은 2년 연속 세이브왕을 달성했고, 2014년에는 클라이맥스 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일본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로는 2020년 KBO MVP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전 KT)를 비롯해 윌린 로사리오(전 한화), 제리 샌즈(전 키움), 라울 알칸타라(현 두산) 등 외국인 선수들을 연달아 데려왔다.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한신 타이거스 홈페이지 갈무리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한신 타이거스 홈페이지 갈무리
한신 시절의 오승환. /사진=뉴스1한신 시절의 오승환. /사진=뉴스1
그러나 2위만 수 차례 기록했을 뿐 정작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승률이 0.063까지 떨어졌다가 힘겹게 살아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만 만족해야 했다.



올해는 달랐다. 개막 4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한신은 5월 9연승에 이어 8월에는 16년 만에 10연승을 기록했다. 이어 9월 들어서는 11연승을 달리면서 결국 우승을 확정짓게 됐다. 2005년 우승 당시 사령탑인 오카다 아키노부가 컴백 첫 시즌부터 안정적인 팀 운영을 통해 한신에 또 하나의 영광을 안겨줬다.


한신 타이거즈가 18년 만에 센트럴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14일 밤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강 일대가 관광객과 야구팬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한신 타이거즈가 18년 만에 센트럴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14일 밤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강 일대가 관광객과 야구팬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18년 만의 우승이 확정되자 열광적인 팬덤으로 유명한 한신 팬들도 광란의 밤을 보냈다. 특히 한신의 팬들이 많은 오사카시의 도톤보리강은 전통적으로 한신의 우승 때마다 팬들이 뛰어내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올해도 예외는 없었다.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이빙 장소로 유명한 에비스 다리에는 경찰력이 대거 투입됐지만, 팬들은 산책로에서 강으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결국 경찰은 한때 아예 에바스 다리에 통행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인 오후 5시부터 인산인해를 이룬 에바스 다리에는 한신의 우승이 가까워지자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붐볐다. 결국 한신이 승리를 거두자 일대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경찰의 만류에도 팬들은 강으로 뛰어들어 기쁨을 누렸다.

이전부터 한국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주오사카 총영사관은 지난 11일 '오사카여행 시 주의사항 알림'이라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영사관은 "도톤보리 지역에 수많은 인파가 밀집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도톤보리를 방문하실 예정이신 우리 국민들께서는 가급적 주간 시간대 또는 다른 지역을 방문하시어 안전한 여행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 홈페이지 갈무리/사진=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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