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박제근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이승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김현탁 미국 윌리엄&메리대 교수, 김세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지만, 상용화는 생각해 본 적 없다" (김재욱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양자소재연구실 박사)
박제근 교수는 지난 2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물리학(Nature Physics)에 삼각격자 구조의 '자성(자석이 갖는 물리적 성질) 물질'에서 양자 상태를 최초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는 향후 양자컴퓨터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았다.
박 교수는 최근의 과학 테마주 열풍에 대해 "대중이 과학에 열광하는 건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것이니 좋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개인의 투자에는 위험 부담이 뒤따른다. 그건 과학에 대한 관심의 차원에서 다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과학 테마주 열풍의 출발이었던 초전도체 물질 'LK-99' 연구를 주도한 김현탁 미국 윌리엄&메리대 교수의 경계심도 비슷하다. 그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해도, 이를 고도화하고 상용화하는 데 10년은 더 걸린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선 LK-99에 회의적 반응이 압도적이지만, 설령 초전도체 가능성이 입증됐더라도 상용화와 응용 연구 등에는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는 게 김 교수의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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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박사는 연구 성과를 "문은 열었지만, 아직 둘러보고 탐색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꾸준히 (맥신 연구) 관련 논문을 발표해 왔는데, 이번에는 갑작스럽게 테마주의 소재로 활용돼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연구에는 기나긴 숙고의 시간이 필요해 테마주에 올라탄 대중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는 어렵고, 이런 상황이 자칫 연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걱정스럽다는 소회다.
김세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지난 22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맥신의 원자단위 관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세호 교수는 관측 결과 맥신의 내외부 구조에는 불순물 함량이 높았다면서 "상용화는 시기상조"라는 문구를 보도자료에 명시하기도 했다.
'과학테마주 현상을 의식했나'라는 질문에 김세호 교수는 "그렇다. 기초과학 연구는 가능성을 보는 것이지, 상용화 여부를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생각해 그렇게 명시했다"고 답했다. 그는 "맥신 개념을 고안한 유리 고고치 미국 드렉셀공과대 교수가 링크드인에서 '맥신을 가장 많이 연구하는 게 한국'이라고 밝혔는데, 전 세계 구글 검색량 중 한국의 맥신 검색량이 가장 많았다더라"며 "테마주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