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중국 펀드 손절했다"...일본 주식에 돈 넣는 개미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3.08.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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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중국 펀드 손절했다"...일본 주식에 돈 넣는 개미들


중국 증시의 계속된 수익률 부진에 중국 펀드에서 투자자 환매가 시작됐다. 반면 일본 증시가 3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일본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 펀드닥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중국 해외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최근 6개월 전 대비 1조672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6개월 전 10조7121억원이던 중국 주식형펀드 순자산 잔고는 이날 기준 9조6449억원으로 줄었다.



계속된 수익률 부진에도 올 초까지는 중국 펀드에 오히려 저가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큰 폭으로 급등한 한·미·일 증시와 비교해 중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이 심화되자 투자자들은 최근 3개월새 환매로 돌아섰다. 특히 7월 마지막주에는 1주일 만에 1400억원의 자금이 단번에 빠져나가기도 했다. 중국 주식형펀드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9.9%이며 1년 전 대비 -17.7%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일본 TOPIX 지수가 33년만에 최고치를 돌파한 일본 펀드는 최근 자금 유입이 시작됐다. 일본 증시의 초장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일본 주식형펀드의 작년말 기준 순자산 잔고는 4744억원까지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1개월 사이 약 6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이날 기준 순자산 534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연초 환매가 이어지다 최근에서야 자금 흐름이 유출에서 유입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펀드닥터에 따르면 일본주식형 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15.09%, 1년 수익률은 14.01%를 각각 기록했다.

일본 증시의 강세장 지속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과거에도 있었던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일본 재평가 시작'이라는 견해가 서로 대립 중이다. 다만 최근 일본 증시에서 시작된 주주환원정책 강화가 30년간 부진했던 일본 주식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최진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일본 경제 지표와 엔저효과, 워런 버핏의 일본 상사 주식 비중 확대, 도쿄 증권거래소의 주주환원 정책 요구 등이 이번 일본 증시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며 "특히 일본 기업들은 최근 지속가능금융 관점에서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외투자금이 일본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일본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증권업계도 일본 주식에 대한 서비스 확대를 시작했다.

KB증권은 이달 초 리서치본부의 조직개편과 업무 재분장을 통해 일본 주식 분석 강화에 나섰다. 리서치본부 내 자산배분전략부 신흥시장팀을 '아시아시장팀'으로 개편하면서 일본 시장과 주식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를 적극 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본 증시전망은 물론 히타치, 키엔스, KDDI 코퍼레이션의 분석 보고서를 시작으로 향후 일본 테크 및 상사, 소비재 업종에 대한 분석 자료를 발간하기로 했다.



한편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직접 투자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일학개미들은 주식형 ETF 가운데 GLOBAL X JAPAN SEMICONDUCTOR ETF(일본 반도체 ETF)를 5372만 달러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종목으로는 소니(SONY)를 가장 많이 샀으며 소프트뱅크, 닌텐도, 미쓰비시, 토요타 등이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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