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깜깜한데…구조조정에 노조집회까지 설상가상 카카오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3.07.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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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열린 ‘무책임 경영 규탄·고용 불안 해소’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열린 ‘무책임 경영 규탄·고용 불안 해소’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카카오 (46,050원 ▼400 -0.86%)가 이중고에 빠졌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으로 실적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적자가 누적된 일부 계열사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자 노조가 이에 항의하는 취지의 단체행동을 벌여서다.

민주노총 전국화섬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26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카카오 공동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무책임 경영 규탄,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 카카오를 구하라'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 본체를 비롯해 10여개 공동체 구성원 200여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노조는 이날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에 불안한 현 상황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현재 일부 카카오 자회사에서 희망퇴직 등이 진행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 NCP(넥스트 챕터 프로그램)라는 이름의 희망퇴직 제도를 시행했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지난 17일부터 클라우드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아키에이지 개발사로 유명한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도 지난주부터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가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비용 통제와 경영효율화가 필요한 시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투자가 필요한 미래 사업 성장을 위해 적자를 감내왔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재무적 위기에 직면해서다. 애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달 3일 실적 발표를 앞둔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은 2조709억원, 영업이익은 1244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2%로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는 현재 배재현 투자총괄대표(CIO) 등의 지휘하에 인력 및 사업구조를 개편 중이다.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이 2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열린 ‘무책임 경영 규탄·고용 불안 해소’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에서 항의서한을 전달 하고 있다. /사진=뉴스1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이 2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열린 ‘무책임 경영 규탄·고용 불안 해소’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에서 항의서한을 전달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카카오 노조는 이번 집회가 구조조정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카카오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대화를 요구하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의 요구에서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카카오 노조는 창업주인 김범수 센터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카카오 공동체 노사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통합 기구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김범수 창업주가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승욱 카카오 공동체 노조 지회장은 "우리가 바랬던 것은 변화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앞으로 카카오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문제 제기와 그에 대한 대화의 자리라는 것을 명확하게 다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서 지회장은 "희망퇴직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강제적인 권고사직 같은 조치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반대나 철회 요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측은 희망퇴직이나 구조조정을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만큼 노조와 소통하며 합의점을 찾아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노조와 대화를 잘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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