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효자' 변신...더블유씨피 66% 급등에 웃는 KB증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3.06.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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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효자' 변신...더블유씨피 66% 급등에 웃는 KB증권


2차전지업체 더블유씨피(WCP)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면서 KB증권 IB 담당자들이 한시름 덜게 됐다. KB증권은 상장주관사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더블유씨피 주식 일부를 떠안았는데, 주가하락으로 대규모 평가손실을 보고 있었다. 주가상승으로 손실이 이익으로 전환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3일 코스닥 시장에서 더블유씨피 (18,200원 ▼330 -1.78%)는 전일대비 1300원(1.97%) 오른 6만7200원에 마감했다. 장중 6만9800원의 상장 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대비 주가 수익률은 66.5%에 달한다.



더블유씨피는 지난해 9월30일 공모가 6만원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KB증권은 더블유씨피 IPO(기업공개)를 주관했는데 더블유씨피는 이익 미실현(테슬라 요건) 특례상장으로 공모주 일반 투자자들에 환매청구권을 부여했다. 환매청구권이란 상장일부터 3개월까지 주가가 공모가의 90% 밑으로 하락할 경우 상장 주관사에 공모주를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상장 직후 더블유씨피는 공모가 6만원 아래로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공모가 대비 10% 할인된 5만4000원에 대규모 환매청구권을 행사했다.



이에 상장 전 투자로 이미 더블유씨피 주식 25만5934주(약 2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보유했던 KB증권은 환매청구권 행사에 응하며 57만2583주를 추가 매수해, 더블유씨피 총 82만7977주를 보유하게 됐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더블유씨피 지분 2.46%를 보유한 주주가 된 것이다. 2022년말 기준 KB증권의 더블유씨피 주식 평단은 6만원대 초반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1월4일 더블유씨피 주가가 3만9300원까지 밀리며 평가손실이 확대됐으나 올 들어 2차전지 업종 강세로 더블유씨피 주가가 회복되며 상황은 반전됐다. 이날 더블유씨피 종가는 6만7200원으로, KB증권은 원금회복을 넘어 평가이익 구간에 접어들게 됐다.

주가가 연초대비 급등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더블유씨피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현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비 37% 증가한 751억원, 영업이익은 388% 늘어난 161억원을 기록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더블유씨피가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견조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하이니켈 양극재와 같은 주가 재평가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계서 가장 높은 목표주가 10만원을 제시했다.

더블유씨피는 단일 고객사(삼성SDI)에 분리막을 납품한다는 이유와 상장 후 매도물량 부담으로 한동안 주가가 부진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으로 미국 완성차업체들의 현지 분리막 업체 확보가 당면과제로 부상하면서 더블유씨피에 고객사 다변화 기회가 주어졌다"며 "연내 미국 진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IPO 주관 1위 왕좌에 오른 KB증권은 올해도 대어급 IPO에 시동을 걸고 있다. IB본부 내 IPO를 담당하는 IB 1총괄본부는 올해 1분기에만 대기업 3사(두산로보틱스, LS머트리얼즈, 휴맥스모빌리티) IPO 주관을 수임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 기대주로 예상 몸값이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PO 성수기 본격 도래를 앞두고 KB증권은 LG CNS, 두산로보틱스, LS머트리얼즈 등 대기업 외에도 에스와이스틸텍, 에코아이, 세니젠, 한싹, 피노바이오, 제일엠앤에스 등 다수 중소형 IPO 상장예비심사를 진행 중 또는 신청 예정이다. 또 지난 3월 에스와이스틸텍, 에코아이 4월에 세니젠과 한싹을, 5월에는 피노바이오와 쏘닉스 6월 들어 두산로보틱스, 카티스에 대한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심사 진행 중이다.
'애물단지→효자' 변신...더블유씨피 66% 급등에 웃는 KB증권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은 2022년말 기준 자기자본 5.9조원의 초대형 IB증권사로서 업계 최고 수준의 인수 능력을 바탕으로 두산로보틱스 등 대어급 IPO를 주관할 계획"이라며 "2차전지·반도체·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에 중점을 두고 친환경 기조에 맞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 로봇 업종에 큰 관심을 가지고 IPO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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