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이 중국 칭다오항에 입항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한국석유공사 국제석유통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시세는 6일 종가 기준 배럴당 76.29달러였다.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을 일 100만 배럴 추가 감축한다고 발표한 직후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78.73달러까지 급등헀으나,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6일 각각 74.31달러, 71.74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종가 대비 2.1%, 0.41% 하락한 수치다.
지난 4월 OPEC 감산 조치가 시장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하락 요인이다. OPEC 감산 조치로 생긴 '빈틈'을 미국·러시아산 석유가 메우고 있기 때문.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 1일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미국 원유 수출량은 일 491만5000배럴로 3주 연속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량은 △첫째주 일 287만6000배럴 △둘째주 일 431만배럴 △셋째주 일 454만9000배럴이었다.
중국, 인도를 통해 원유를 안정적으로 수출 중인 러시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에 따른 제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일 300만 배럴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서방 제재로 잠시 난항을 겪었던 러시아의 석유생산 프로젝트 '사할린-1'이 최근 정상화되면서 수출량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국영석유회사 ONGC에 따르면 사할린-1을 통한 러시아 원유 생산량은 일 200만 배럴 수준이다. 사우디가 지난 4일 발표한 자체 감산량의 2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OPEC이 계속 감산만 할 수는 없다"며 중동 산유국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일프라이스 닷컴은 미국이 SPR 재고 확보에 나서는 시점에 유가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SPR 재고는 지난달 26일 기준 3억5543만6000배럴로, 198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백악관은 배럴당 67~72달러 선에서 SPR 재고를 확보할 방침이다. 백악관이 곧 SPR 재고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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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A는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84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IA는 "여행·관광 수요가 급증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기록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중국을 중심으로 가솔린, 항공유 등 액체연료 수요가 2024년까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에너지전문매체 에너지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수요는 지난 3월 일 1500만 배럴을 넘어 지난 4월 일 1606만 배럴에 달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중국 내 정제소들이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일시 중지했는데도 기록적인 수요가 나오고 있다"며 중국의 원유 수요가 더욱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