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현정 디자인기자
채용 시즌을 맞아 생성형 AI(데이터를 학습해 콘텐츠를 만드는 인공지능) 단속에 나선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은 아직 사용 여부 판별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생성형 AI는 단순한 질문만으로 짧은 시간에 높은 수준의 답변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원자 간 변별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는 생성형 AI가 정교해질수록 적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 것으로 본다.
반면 이달 중순 공채 절차를 시작하는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판별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았다. 이른바 '삼성고시'라고 불리는 직무적합성검사(GSAT) 등 내부 채용 제도를 통해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판별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 전혀 없다"라며 "다른 절차를 통해서도 (변별력을 가지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원자들은 사용 이유로 높은 답변 완성도를 꼽는다. 삼성전자 DS부문 취직을 준비 중인 김모씨(27)는 자기소개서(자소서) 작성을 위해 '챗GP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챗GPT가 1500~2000자 분량의 자소서를 자동으로 써 주기 때문에 약간만 손보면 10분 안에도 완성이 가능하다. 김씨는 "직접 써도 챗GPT보다 잘 쓰긴 어려울 것 같다"라며 "챗GPT로 모의 면접까지 준비하는 취준생도 많다"라고 말했다.
기업이 생성형 AI와 지원자가 직접 쓴 자소서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글 전개 방식과 다른 답안과의 유사성 등으로 사용 여부를 판별하지만, 내용을 비틀거나 순서를 고치는 등 약간의 사후조치만으로 판별 프로그램을 피해갈 수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판별 프로그램에) 적발되더라도 직접 쓴 자소서일 수도 있어 섣불리 떨어트리기도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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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재계에서 생성형 AI와 관련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생성형 AI를 100% 활용해 작성한 자소서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대필로 인정돼 업무방해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입증도 어려울뿐더러 적발도 쉽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활성화되면 대부분의 지원 서류가 상향평준화될 것"이라며 "기술 발전에 맞춰 채용 절차도 개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