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추락한 코인…새해 '증권형 토큰' 새시장 열린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2.12.20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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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강한 규제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는 2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중국의 강한 규제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는 2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올 한해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은 끝없이 추락했다. 지난 5월 몰락한 한국산 코인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미국의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최근 국내 위믹스의 시장 퇴출까지 온통 악재 뿐이었다.

이 가운데 증권형 토큰의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새 먹거리를 찾는 증권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이 내년에 내놓기로 한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에 주목하며 물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디지털 자산인 증권업 토큰을 내년 주요 신사업 계획 중 하나로 잡고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다.

증권형 토큰이란 비트코인 등 일반적인 가상자산과는 달리 실물자산에 기반을 두고 블록체인 기술 활용,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발행이 허가되면 증권사는 일반 증권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증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기존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던 미술품,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작은 단위로도 쪼개서 투자할 수 있어 적은 자본으로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할 수 있다.



특히 증권형 토큰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감독하는 제도권에 편입되면 다양한 투자자 보호장치가 적용돼 암호화폐와 달리 고객이 안심하고 투자 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증권형 토큰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증권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앞다퉈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발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삼성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등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KB증권은 SK C&C와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상품군들을 검토하며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증권형 토큰의 발행부터 매매, 소각까지 라이프싸이클을 구현해보고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증권형토큰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이에 맞춰서 개발 계획과 일정을 정비해서 빠른 시일 내에 대고객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금융당국의 규제와 무관할 것으로 추정되는 핵심 기능에 대한 개발을 모두 완료한 상태다. 향후 발표될 가이드라인에 따라 서비스 추가 개발과 보완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는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어떤 기초자산이든 토큰화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블록체인 컨설팅을 지원하는 람다256과 제휴를 맺고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과 디지털 월렛 설계, 토큰 발행과 청약 유통 등 기능 검증을 진행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형 토큰 플랫폼 구축 사전 태스크포스를 꾸렸다"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내부 시스템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은 증권사들도 물밑에서 인력 충원 및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이에 맞춰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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