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지난 11월 1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숙소인 서울 중구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오른족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10월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김옥길기념관에 마련된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의 빈소를 찾아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스1 DB) 2022.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일 법원의 판결이 공개된 가운데 SK그룹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고 있다. 다만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노 관장은 지난 2019년 12월 최 회장의 이혼요구에 응하겠다며 소송을 제기, 위자료 3억원과 함께 최 회장의 그룹 지주사 SK(주) 주식 보유분의 42.29%(650만주)를 지급하라고 요구했었다. 당시 주가 기준으로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그럼에도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상대적으로 결혼 유지 기간이 긴 만큼 최 회장의 재산형성에 내조로 기여했다고 판단할 여지가 큰 상황이었다. 재계 일각에서는 1000억원 이상의 재산분할 명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665억원 수준의 재산분할 명령은 재판부가 최 회장의 재산 대부분이 노 관장을 통해 형성됐다기보다는 상속받은 특유재산이라고 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던 중 최 회장이 2015년 12월 언론을 통해 혼외 자녀의 존재 및 노 관장과의 갈등을 공개하며 이혼 의사를 밝혔다. 2017년 법원에 이혼조정 신청이 이뤄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끝내 소송이 진행됐다. 노 관장이 2019년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낸 상황이었다.
노 관장 측은 이날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변호사비용 등을 감안하면 항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도 아직 항소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에서 다툴 여지는 남았지만 1심 판결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절차는 사실상 5년여만에 마무리국면을 맞게 됐다. 두 사람의 혼인관계도 34년여만에 종료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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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으로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잠재적 경영 리스크 중 하나를 덜게 됐다. 원자재가격이 크게 오르고 금리 부담도 커지면서 기업들의 경영전략 수립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이혼소송이 자칫 경영권분쟁으로 비화됐다면 SK그룹 전체에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최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음을 감안하면 재계 여파가 더 컸을수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으로서는 이번 소송 결과에 안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 회장이 경영인으로서 한층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등 본인에게 주어진 다양한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실추된 본인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