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30원 가뿐히 돌파…외국인 2조 팔자 코스피 '털석'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9.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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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30원 가뿐히 돌파…외국인 2조 팔자 코스피 '털석'


금리인상, 고강도 긴축 여파로 한국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1430선을 가뿐히 넘기는 등 증시에 먹그름이 드리우고 있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탈출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코스피·코스닥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69.06포인트(-3.02%) 하락한 2220.94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2215.36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약 7.55% 하락했다. 금리인상 기조와 강한 긴축 강도 때문이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자이언트스텝'(0.75%) 인상했다. 대다수의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은 연말 기준금리가 4% 이상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36.99포인트(-5.07%) 하락한 692.3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2020년 6월15일(693.15)를 기록한 이후 약 2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7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시장에선 한국 증시의 폭락 이유로 '킹달러 현상'을 꼽았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인 게 외국인 순매도세 강화,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22원 오른 1431.3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13.19를 기록하며 2002년 5월 이후 약 20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화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는 모두 약세였다.

금리인상 기조와 함께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미국 달러를 찾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반대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성향은 강해졌다.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외국인도 한국 주식을 계속 팔아치우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2조원(1조9990억원) 어치의 물량을 쏟아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미국 경기가 달러화 강세를 자극했다"며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0.75%인데 연말까진 1~1.5%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화도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 매도물량이 출회되면서 코스피 지지선이 무너졌고 변동성 지표가 확대된 게 아니라서 코스피지수의 추가 하락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외환스와프' 카드까지 나왔지만 환율 고공행진…코스피 상승 어렵다
증권가에선 높아진 달러화가 하락할 요인은 별로 없다고 분석한다. 외환당국이 '외환스와프'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시장 내 영향은 크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코스피지수도 당분간 상승하긴 힘들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기재부와 국민연금이 100억달러 한도 외환스와프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한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걸 막으려는 취지에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과의 100억달러 스와프 계약 체결로 급등폭 우려가 낮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글로벌 통화 중 달러화만 강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현재 국면을 고려하면 외환스와프의 시장 내 영향력은 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미 국내 증시 이익 전망치가 하향되고 있으며 적극적인 자금 이동이 나타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음달 코스피지수는 최저 2180포인트, 최고 2500포인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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