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정점 아직인데…수도권 준중증 병상 70% 넘게 찼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8.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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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동률 77%…의료여력 한계선 80%

코로나19(COVID-19) 재유행으로 위중증 환자 수가 500명을 훌쩍 넘으면서 108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병상도 일부 지역에서 포화상태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차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재유행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데다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위험군 비중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2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2.3.21/뉴스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2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2.3.21/뉴스1


1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일 0시 기준 전국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중환자 전담치료) 45%, 준중증(준·중환자) 65.3%, 중등증(감염병) 47.3%다. 현재 정부는 총 7201개의 코로나19 병상을 확보했다. 지난달 초만해도 10% 미만이던 병상 가동률은 재유행이 시작되면서 빠른 속도로 올랐다.



방역당국은 병상 가동률이 80% 이하일 때 입원 대기와 같은 정체가 해소되고 70% 이하일 때 원활한 치료가 제공될 수 있다고 본다. 즉 국내 의료 여력 한계선은 병상 가동률 80%로 볼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이미 의료여력 한계선에 도달 직전인 곳이 있다. 수도권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71.6%로 전일 67.7%에서 3.9%포인트 상승했다. 보유 병상 수는 2040개로 동일했지만 사용한 병상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가 확보한 병상 1086개 중 77%인 832개 병상이 찼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 수의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3139명으로 전주보다 1885명 늘었다. 전주의 2.5배로 증가한 것이다. 한 달 전보단 약 6배로 늘었다.

코로나19 재유행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달 초 정부는 재유행 정점을 '이달 중 하루 20만명'으로 전망했다. 재유행이 시작된 후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15만명대(이달 10일)가 가장 많은 수치였다. 위중증 환자가 신규 확진자보다 10일 정도 늦은 후행지표인 만큼 위중증 환자 수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위험군 비중이 지난 일주일 내내 20%를 넘어서면서 우려가 제기된다. 60세 이상 고위험군은 국내 위중증 환자, 사망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전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521명 중 60세 이상은 87.7%(457명)다. 하루 사망자 50명 중에선 96%(48명)를 차지했다.


당국에선 아직까진 병상 가동률이 안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7월 20일 1435개 병상에 대해 가동준비 명령을 했고, 목표보다 많은 1730개 병상이 순차적으로 재가동되고 있다"며 "현재 병상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담병상 7080개는 확진자 21만여명까지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병상 부족으로 대기 중인 환자가 없어 적시에 입원치료가 안정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 추이와 입원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확보된 병상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입원치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또 현장에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등의 처방이 적극 이뤄지도록 조치에 나섰다. 팍스로비드의 경우, 증상 발현 5일 이내 복용시 입원과 사망 확률을 88% 줄여준다. 하지만 국내 60세 이상 투약률이 18.7%에 그친다. 팍스로비드와 병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이 최소 23종에 달하고 환자에 대한 임상 정보가 부족해 동네 병원 의사가 처방을 쉽게 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향후 병원 전체 외래에서 먹는 치료제 처방을 허용해 평소 환자를 진료하던 의사가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먹는 치료제 조제 가능한 담당약국을 호흡기 환자 진료센터 인근으로 추가 지정해 기존 1082개소에서 2175개소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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