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제 것이라 우기더니…中, 파리 디올 매장서 "문화 도둑질" 시위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07.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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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디올 매장 앞에 모여 시위 중인 중국 유학생들./사진=웨이보프랑스 파리 디올 매장 앞에 모여 시위 중인 중국 유학생들./사진=웨이보


다수 중국인들이 명품 브랜드 디올이 자신들의 전통 의상 디자인 콘셉트를 훔쳐 신상품을 만들었다고 주장한 가운데 프랑스 내 중국인 유학생 수십명이 디올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디올은 중국의 공격을 받아 해당 신상품을 홈페이지에서 노출하지 않는 것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중국의 공격은 그칠 줄 모른다.



25일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이틀 전 프랑스 파리 디올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중국인 유학생 50여명이 떼지어 디올을 규탄했다. 이들은 저마다 디올로부터 도용당했다는 명·청 시대 여성 치마 마몐췬(馬面裙)을 걸쳐 입고는 '(디올 치마는) 중국 전통 의상이다' '문화 도둑질 중단하라'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고함을 질렀다.

유학생 중 한 명은 마몐췬을 입고 디올 매장을 찾아가 문제의 디자인 도둑 치마 옆에 서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중국 유학생들은 파리에 멈추지 않고 뉴욕과 런던에서도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몐췬을 입은 중국 유학생 한명은 디올 매장 내 '플리츠 미디 스커트' 옆에서 시위 인증샷을 촬영했다./사진=웨이보마몐췬을 입은 중국 유학생 한명은 디올 매장 내 '플리츠 미디 스커트' 옆에서 시위 인증샷을 촬영했다./사진=웨이보
디올 표절 의혹은 얼마전 디올 신상품 '플리츠 미디 스커트'가 마몐췬을 쏙 빼닮았다고 주장하는 글이 인터넷에서 확산하면서 불거졌다. 누리꾼들은 디올 신상품 치마의 양 측면에 주름이 있고 앞뒤에 깊은 트임이 있는 게 마몐췬 콘셉트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관영 언론까지 가세해 논란을 키웠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디올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글로벌 소비자들이 디올 제품 디자인이 오리지널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일부 중국 문화에 낯선 사람들은 마멘췬이 디올을 '모방'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들끓자 디올은 디올차이나 홈페이지에 해당 제품을 소개하면서도 '판매 불가' 꼬리표를 달았다. 논란 전까지 2만9000위안(약 560만원)에 팔던 상품이었다. 누리꾼들은 집요했다. 디올의 온갖 나라 홈페이지를 뒤진 끝에 영국과 프랑스, 덴마크에서 문제의 제품을 팔고 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고 일부 매체는 디올에 사실이냐고 따져 묻기까지 했다.

디올차이나는 결국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 나라들 홈페이지 신상품 소개란에서 플리츠 미디 스커트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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