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디지털트윈 제철소 개념도./사진=포스코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제조업과 물류, 에너지사업 등 기간산업 분야에 디지털트윈 가상현실 적용이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말 그대로 실제 존재하는 공장이나 시설을 가상세계에 쌍둥이처럼 구축하는 기술이다. 기업들의 현장관리 효율을 높임은 물론 친환경 전환에도 유리하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핵심 탄소중립 흐름과 맞물려 활용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트윈의 완성도는 최근 출시되는 영화나 게임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십수년 전 만들어진 가상현실과 최근에 만들어진 것은 정밀도 면에서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디지털트윈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실사와 같은 수준의 그래픽을 거의 현실과 같은 다양한 각도로 구현할 수 있다. 공장에 원료를 넣고, 제품이 생산되고, 온실가스가 빠져나오는 루트가 그대로 드러난다.
디지털트윈은 특히 관리의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공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R&D(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연말까지 싱가포르에 미래모빌리티 연구와 생산시설을 결합한 글로벌혁신센터(HMGICS)를 짓는데, 이에 대한 디지털트윈 격인 '메타팩토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
호주 사우스웨일스주정부가 추진중인 디지털트윈 프로젝트 화면./사진=사우스웨일스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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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관리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정부가 새로 짓는 신고리3·4호기에 디지털트윈 적용을 결정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3·4호기에 2024년까지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하고 사업자 선정 입찰에 나섰다. 입찰규모만 70억원에 달한다.
디지털 부문 정부입찰로는 이례적으로 큰 금액이다. 그만큼 항목도 복잡하다. 각종 빅데이터 표준화와 클라우드 관리, 실시간 데이터 운영 등이 모두 포함된다. 물론 발전소 실시간 운전상태 점검과 관련 데이터 수집 등이 핵심이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경보하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조기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전소 운영에 대해 실시간 감시가 가능해진다는 거다.
디지털트윈 트렌드는 국내서는 오히려 늦은감이 있다. 대표적 글로벌 생활용품기업 유니레버가 디지털트윈을 통해 전체시스템을 가상현실로 구현해 관리하는게 대표적 사례다. 기업 뿐 아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주 전체를 디지털트윈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시 등이 비슷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현된다면 도시계획 등도 보다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디지털트윈은 콘텐츠기술의 발달이 산업 영역에 새 시장을 여는 사례다. '언리얼엔진'(에픽게임즈)이나 '유니티엔진'(유니티) 등 게임·영화콘텐츠 제작에 쓰이던 툴들이 디지털트윈 제작 핵심이라는게 이를 잘 보여준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과 현장안전은 기업의 양대 관심사"라며 "디지털트윈 산업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