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고 펴는 집, 바퀴 달린 집...'장난감 같은 집' 계약 대기만 100채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2.06.10 11:00
글자크기

모듈러 건축 제국 꿈꾸는 스페이스웨이비, 접이식 집, 바퀴달린 집 등 전략 로드맵 공개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스타트업 스페이스웨이비가 주택에 이어 호텔, 무인카페 등으로 모듈러 건축 사업영역을 확대한다.

홍윤택 스페이스웨이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모듈러 건축 기술 기반의 호텔·무인카페·이동형 집 등으로 이뤄진 '웨이비 시리즈' 로드맵을 완성하고, 자동설계 및 로봇 제조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로드맵을 살펴보면 작년 처음 선보였던 모듈러 주택 '웨이비룸'과 함께 △집을 접어 수출할 수 있는 '웨이비홈'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이동형 집 '웨이비라이드'△ 모듈러 주택만으로 꾸려진 호텔 '웨이비야드' △로봇커피시스템과 결합된 무인카페 '웨이비엑스(X)' 등이 추가됐다.
모듈러호텔 '웨이비야드'/사진=스페이스웨이비 모듈러호텔 '웨이비야드'/사진=스페이스웨이비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웨이비 야드'는 모듈러 호텔이다. 약 3000~5000평 정도의 부지에 객실, 공용라운지, 사우나, 식음료 공간 등을 공장에서 제작하고 이동·설치하는 방식으로 짓는다. 홍 대표는 "모듈러 호텔은 아직 국내에 없는 개념으로, 웨이비 야드는 풀빌라와 글램핑 중간에 위치한 숙소라고 할 수 있다. 큰 부담 없는 금액으로 풀빌라급의 시설을 전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기존 호텔은 개발행위허가 건축인허가 등이 나면 그때서야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반면 스페이스웨이브는 미리 만들어 놓은 모듈을 허가가 나자마자 현장에 바로 설치하면 돼 수익화시킬 수 있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스페이스웨이브는 현재 충북 제천에 1호점을 짓기 위한 토지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상태다.
수출형 접는 집 '웨이비홈'/사진=스페이스웨이비 수출형 접는 집 '웨이비홈'/사진=스페이스웨이비
'웨이비홈'은 접힌 상태의 모듈을 피면 집이되는 형태로 설계를 마치고 기술특허를 준비중이다. 홍 대표는 "국내 시장에선 모듈러 건축에 대한 규제가 있는 데다 아직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매출을 늘리려면 '완제품 집'을 수출하는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국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모델W/사진=스페이스웨이비 모델W/사진=스페이스웨이비
'웨이비 라이드'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에 나왔던 캠핑카를 떠올리면 된다. 침실, 거실, 욕실, 주방 등이 갖춰진 집에 바퀴가 달린 형태다. 이는 무게·크기에 따라 모델W(3톤)와 모델V(750kg) 등 2종류로 나뉜다. 홍 대표는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바퀴달린 집을 만들어 호주에서 쇼룸 투어를 한 적 있다. 이처럼 해외에선 기업들의 마케팅·판촉용으로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웨이비엑스(X)'는 무인 로봇커피시스템이 결합된 형태의 무인카페로 국내 리조트·펜션을 대상으로 영업 중이다.
웨이비엑스/사진=스페이스웨이비 웨이비엑스/사진=스페이스웨이비
스페이스웨이비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웨이비룸은 올해 1분기 19개, 2분기 25개를 생산 중이며, 현재 계약된 대기 모듈 건수는 100채가 넘는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배 성장한 14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스페이스웨이비는 이번 로드맵 실현을 위해 기존 공장을 확장했다. 홍 대표는 "현재 스페이스웨이비 화성 공장은 1000평(3305㎡) 규모로 1200평을 추가 확장해 40개 이상의 모듈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공정을 갖췄다"고 말했다.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자동설계 및 로봇 제조 시스템도 도입한다. 그는 "지금 20채를 제작하는 데 약 두 달 정도가 걸리는 데 자동화시스템이 완성되면 3일에 1채씩 만들 수 있다. 또 고객이 평균적으로 설계 설명, 의뢰부터 받아보는데까지 4~7일이 소요되나 자동설계시스템이 있으면 10분안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서 "이 정도 속도면 건설업계 로켓배달이라 부를 만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웨이비는 앞으로 모듈러 공법을 숙박시설뿐 아니라 학교, 요양, 사무·헬스케어 공간 등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홍 대표는 "저출산·고령화로 학생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요양원 이용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모듈러 건축물은 이용자 수만큼 늘리거나 줄이는 게 가능해 공간 이용률을 높일 수 있고, 객실 하나를 한 모듈로 제작하는 형태로 언제든 공간 분리가 가능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대응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향후 건축시장의 80%가 모듈러 공법으로 전환할 거라고 내다봤다. 유럽 주택시장의 모듈러화는 시장에서 50%가 넘어간 상황이지만 국내는 아직 2.8%로 아직 태동기이다.

하지만 건축비와 인건비를 대폭 절감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대형 건설회사들은 조용히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예컨대 GS건설은 최근 모듈러 주택 전문 자회사인 자이 가이스트도 세웠다. 그는 "최근 정부에선 재건축·신규공급 부족 문제 때문에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모듈러 건축 시스템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건설사업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