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재명 인천 출마설' 향한 세 가지 시선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22.05.0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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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2022.3.10/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2022.3.10/뉴스1


'이재명 인천 계양을 출마설(혹은 차출설)'을 둘러싼 물밑 작업이 정점을 향한다. 일단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인천 지역 의원 상당수는 적극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송 후보의 전 지역구에 출마하고 선거 국면에서 두 인사가 나란히 서는 그림을 기대한다.

'송영길은 이재명' 식의 이른바 '커플링'(동조화) 효과다. 대선 후보였던 이 고문이 출마하면 한때 송 후보를 괴롭혔던 대선 패배 책임론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송 후보가 최근 "이재명에게 뒷방에 갇히라는 것은 이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같은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원내 '이재명계'나 측근 그룹에선 반대 목소리가 적잖다. 인천 계양(분구 전)과 계양을은 선거구가 생긴 2000년 이후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2010년 재·보궐선거 패배로 내준 1년여를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 깃발을 꽂았다. 이 고문의 출마는 그 자체로 '무혈입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인천과 특별한 연고도 없다. 이 고문이 비주류 정치인으로 장기간 쌓아올린 '개혁'과 '변화'의 가치가 흔들리는 지점이다. 무엇보다 이재명계는 당권이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 고문이 대선 패배 직후 조기 등판하고 '정치 시장'에서 빠르게 소비되는 것을 경계한다.



국민의힘은 표정 관리에 돌입한다. 당황함은 없고 내심 반기는 분위기가 읽힌다. 계양을은 민주당세가 강한 곳으로 '져도 본전, 이기면 대박'이라는 현실적 판단을 기반으로 한다.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하며 현재 기준 민주당의 유일한 전국구 스타를 때릴 공간을 찾는다.

이 고문을 겨냥해 "보신주의적", "성남 분당을 버린다", "어떤 진정성도 가지지 않는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식의 공세를 펼친다. 국민의힘 우세가 예상되는 성남 분당갑으로 나오라는 '도발'인 동시에 이 고문의 계양을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 고문은 소년공 출신으로 기성 정치권의 견제와 숱한 정치적 고비를 넘기며 지지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대선 기간에는 "말하면 지켜야 하는 강박이 있다"며 수차례 약속과 원칙을 강조했던 그다. 6·1 지방·보궐선거를 20여일 앞두고 개혁과 원칙을 주창해온 이 고문의 선택에 국민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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