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조 넘은 韓 GDP, '대기업 기준' 2024년엔 높아진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2.04.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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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기업집단 지정]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2.4.17/뉴스1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2.4.17/뉴스1


2024년부터 현행 10조원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하 대기업)의 자산 기준이 10조2000억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자산 기준을 우리나라의 연간 명목 GDP(국내총생산)와 연동해 조정키로 하면서다. 명목 GDP가 매년 증가해 대기업 자산 기준도 오르게 되면, 자산 순위가 낮았던 기업 일부는 대기업 대열에서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공정위가 27일 발표한 '2022년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는 대기업의 자산총액 기준이 10조원 이상에서 '우리나라의 명목 GDP의 0.5% 이상'으로 변동된다. 명목 GDP는 국가에서 1년 동안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격을 모두 합한 것을 말한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직전 연도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으면 대기업으로 지정하는데, 개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라 명목 GDP 확정치가 2000조원을 초과한 연도의 다음 해부터는 대기업 자산 기준을 '명목 GDP의 0.5%'로 연동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 잠정치는 2057조4000억원으로 2000조원을 돌파했다. 명목 GDP의 0.5%는 10조2870억원이다.



다만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부칙상 1000억원 미만인 870억원은 차감해 10조2000억원으로 대기업 자산기준을 맞추기로 했다. 이러한 자산 기준을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에 적용한다면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7개 대기업 집단 가운데선 한국타이어(10조1500억원), 이랜드(10조340억원)가 지정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들 물가 또는 자산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이 그룹들의 자산이 늘어나면 지정 대상에 그대로 남는다.

2000조 넘은 韓 GDP, '대기업 기준' 2024년엔 높아진다
문제는 대기업 자산 기준의 명목 GDP 연동 시점이 다소 늦어진다는 것이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명목 GDP 잠정치가 최종 확정되는 시점이 2023년 6월"이라며 "(따라서) 2024년도 대기업집단 지정부터 GDP의 0.5%로 대기업 자산총액 기준이 변동된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대기업 자산 기준을 명목 GDP에 연동토록 한 것은 사익편취·상호 출자 금지 등 이른바 재벌규제를 받는 대기업 자산 기준을 실질적인 경제여건에 맞춰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대기업 기준을 10조원으로 고정할 경우 경기가 호황을 맞으면 대기업 자산이 늘어나 규제대상이 늘어나는 문제가 생긴다.


한편 명목 GDP는 실질 GDP와 달리 물가상승분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경기침체(2분기 연속 전년 대비 역성장) 또는 물가하락 국면이 아니라면 대개 매년 늘어난다. 따라서 대기업 자산 기준 역시 추세적으로 올라갈 공산이 크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기준 명목 GDP가 2000조원 선을 소폭 넘었지만 앞으로 우리 경제가 계속 성장해서 명목 GDP가 계속 증가하면 자산 기준도 동시에 오르게 돼 대기업 규제에서 제외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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