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알메티예프스크 인근의 유전. /사진=블룸버그
15일(현지시간) CNBC·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세계 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와 미국 원유시장을 대표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선물가격은 모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6.54% 하락한 배럴당 99.91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97.44달러까지 빠졌다. 뉴욕상업거래소의 4월물 WTI도 전일 대비 6.38% 빠진 배럴당 96.4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최저치는 93.53달러였다.
CNB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하루 앞둔 이날 시장은 중국의 수요 둔화 가능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4차 협상 등이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압박했다"며 국제유가가 전고점 대비 27% 이상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지난 9일부터 추락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시장이 요동치자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에 추가 증산을 요구하겠다고 나서면서 OPEC+의 추가 증산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라크도 OPEC+ 산유국들이 요청할 경우 산유량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또 지난주까지만 해도 원유 공급 상황에 주목했던 투자자들이 수요 문제에 눈길을 돌리면서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계속됐다. 특히 OPEC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심각하게 둔화하고, 원유 수요가 줄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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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은 이날 월간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야기된 공급망 병목현상에서 막 회복된 무역 흐름이 다시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사진=AFP
OPEC은 지난달 전망보고서에서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420만 배럴 증가하고, 비(非)OPEC 산유국의 원유 공급이 6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UBS "유가 다시 반등해 6월 125달러 간다"한편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국제유가가 곧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 글로벌 자산 매니지먼트의 마크 헤이페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공급은 줄고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시장의 수급불균형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오는 6월경 유가가 12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OPEC+ 예비 생산량이 세계 원유 수요의 2%에도 못 미치는 180만 배럴 미만으로 추산하며 산유국의 추가 증산에도 러시아발 원유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이어 "중국의 봉쇄령에 원유 소비가 줄어들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세계 원유 수요를 하루 1억100만 배럴 이상의 사상 최고치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