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달살이하며 출근하는 이 회사…상상이 현실이 된 비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2.03.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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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뉴스1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뉴스1


#. 글로벌 최대 VR 플랫폼 오큘러스 퀘스트에 입점한 국내 기업 A사는 3년 전부터 메타버스 게임 '리얼피싱'을 개발했다. '리얼피싱'은 울릉도 앞바다부터 한강까지 국내 낚시 명소에서 물고기를 낚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집콕 문화 확산과 맞물려 오큘러스 퀘스트에 입점한 지 1년만에 누적 3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게임의 이용자 99%가 외국인이다.



'메타버스 비긴즈'의 저자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박사는 14일 '메타버스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제2차 지역경제 웨비나(웹+세미나)에서 "메타버스 속 국내 명소가 지역 관광의 핵심 부스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과 3차원 가상세계가 융합된 공간을 말한다. 이 3차원의 가상세계에서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협업하고 놀고 어울리고 여행하며 쇼핑할 수 있는 '인터넷의 다음 단계'로 떠오르고 있다.



웨비나 연사로 참여한 이승환 박사는 "지역이 가진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경제활동인구의 지속적인 도시유출"이라며 "메타버스 시대에는 인재들이 물리적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구의 도시유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부동산 플랫폼 기업인 직방은 메타버스 사무실 '메타폴리스'를 만들어서 전체 직원이 메타버스로 출근한다"며 "지역 인재들이 자신의 거주지를 떠나지 않고도 다양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직방은 지난해 7월부터 전 직원이 메타버스로 출근하면서 인력채용 구조에도 큰 변화를 겪었다. 출근해야 할 본사 건물이 없다 보니 채용 무대가 넓어져 입사한 뒤 자신의 거주지에 그대로 살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하면서 출근하거나 고향에 내려가서 회사로 나오는 직원도 있다는 후문이다.


이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의상 등 아이템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는 2020년 5월 6만명에서 2021년 9월 70만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판매하는 아이템만 2500만개가 넘는다. 이 박사는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지역 인재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낙후된 지역경제와 신입생 모집의 한계로 존폐 기로에 선 지방대학의 생존법 중 하나으로도 '메타버스 전환'을 제시했다. 미국 엠브리-리들 항공대는 핵심 교육 분야인 항공 사고, 안전 조사 관련 '가상 충돌 연구소'를 메타버스에서 구현하고 전 세계 학생이 조사원으로 사고현장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 강좌 개설로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생 모집 성공사례다.



이 박사는 "국내 지방대학의 교육 혁신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역경제와 지방대학을 활성화하려면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의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메타버스에서 지역 산업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웨비나는 유튜브와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 '온라인 세미나'에서도 오는 21일부터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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