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도 증시 뛴 이유…"美금리 0.25%p 인상설 힘얻는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2.02.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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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당초 다음 달 인상 폭은 인플레이션 문제로 0.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AFP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AFP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Brarron's)는 경제회복을 저해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방안을 고민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한 불안정성 증대로 연준이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0.5%p) 인상하는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수 주일 전만 해도 오는 3월 15일과 16일 개최되는 FOMC에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50bp인상이 기정사실로 여겨졌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진전하면서 이코노미스트들도 연준이 우크라이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연준의 기준금리 변동 가능성을 분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와치(FedWATCH)에 따르면, 24일 투자자 중 88.6%가 3월 25bp 인상을 점쳤고 11.4%만 50bp 인상을 예상했다. 2주 전만 해도 약 96%가 50bp 인상을 예측한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케이시 보스트잰킷 옥스포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한 연준이 보다 보수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연준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상황은 여전히 연준이 긴축에 나서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와치의 3월 금리인상 전망/사진=CME FedWATCH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와치의 3월 금리인상 전망/사진=CME FedWATCH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연준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원유값 상승으로 물가상승폭이 커지고 투자자를 겁먹게 함으로서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소비자들은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소비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게 된다. 물가 상승 압력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보다 공격적으로 올리도록 만드는 반면, 낮아진 경제 성장전망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하는 이유로 작동한다.

금리 인상에 대해 배런스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보다는 인플레이션이 더 큰 위협으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1월 미국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7.5% 급등하면서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 배런스는 완전고용에 도달할 정도의 미국 경기 호황 및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올해 장기적인 금리인상 추세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간밤 미국증시는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 악재로 급락하다가 급등 반전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6.10포인트(3.34%) 오른 1만3473.59로 장을 마쳤다. 전쟁이 단기적 악재라는 인식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기존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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