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에 심리위축...인플레우려 '이중고'[뉴욕마감](종합)

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2.02.2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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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earless Girl statue is seen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NYSE) in Election Day in Manhattan, New York City, New York, U.S., November 3, 2020. REUTERS/Andrew KellyThe Fearless Girl statue is seen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NYSE) in Election Day in Manhattan, New York City, New York, U.S., November 3, 2020. REUTERS/Andrew Kelly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82.57포인트(1.42%) 내린 3만3596.61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4.11포인트(1.01%) 내린 4304.76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166.55포인트(1.23%) 내린 1만3381.52로 장을 마쳤다.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이날 1.928%로 출발한 10년물 국채 금리는 1.942%로 상승했다.



투자심리 위축...美 "러시아, 서방 돈줄 끊겠다" 제재 발표
전날 '프레지던트 데이'로 휴장했던 뉴욕증시는 장 초반 반등을 모색했지만 투자심리 위축 여파로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장중 700포인트 이상 하락했지만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미국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고강도 경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서방과의 금융 거래를 차단해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죄는 동시에 러시아가 침략 행위를 계속할 경우 제재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 대형 금융기관 2곳에 대해 '완전 차단'을, 그리고 러시아 부채에 대해선 '포괄적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러시아를 서방 금융으로부터 차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러시아는 더 이상 서방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없으며,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도 새로운 부채 거래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 지도층과 그 가족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 측근들도 러시아 국민들이 받게 될 재정적 타격의 고통에서 피하지 못하도록 고안된 제재조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미 실행한 것보다 더 나아갈 경우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를 강화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부인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며 "나는 오늘 러시아에 부과하는 첫 번째 제재조치를 발표한 것이며, 러시아가 계속 침략 행위를 이어갈 경우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두 분리주의 지역을 넘어) 훨씬 더 나아가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영국도 러시아 은행 5곳과 부호 3명에 대한 경제 재재를 발표했다.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파견을 지시하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파견을 지시하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자칭 독립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과 주권을 인정한 뒤, 양측 합의를 배경으로 러시아군의 진입을 명령했다.

월가 "우크라 사태, 증시에 역풍", "인플레 위험 악화 우려"
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고 긴장감이 높은 상태로 전개되면서 증시에 역풍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BC캐피털마켓의 로리 칼바시나는 "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올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던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나쁜 소식은 투자업계가 여전히 이 갈등의 잠재적 여파를 이해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긴축 정책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는 블룸버그TV에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쿨록타워 그룹의 마르코 파피치 최고전략가는 "시장은 많은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지 않다"며 "그것은 추가적인 매도의 촉매제"라고 진단했다.

호실적 발표기업 주가도 약세, 기술주 동반 하락
러시아 주요기업에 투자하는 VanEck 러시아 ETF는 이날 8.91% 급락했다.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들도 이날 약세를 면치 못했다.

분기 수익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홈디포는 8.86% 하락했고, 역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놨던 메이시스도 4.98% 하락했다.

출판기업 호튼 미플린 호코트는 베리타스 캐피탈이 주당 21달러에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에 15.34% 급등했다.

주요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테슬라가 4.14% 하락한 가운데, 넷플릭스는 3.56% 내렸다. 애플과 엔비디아는 각각 1.79%, 1.07% 하락했다. 루시드와 리비안도 각각 4.07%, 6.00% 내렸다.

미국 뉴저지주의 주유소 /사진=임동욱미국 뉴저지주의 주유소 /사진=임동욱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3월 인도분은 배럴당 1.20달러(1.32%) 오른 92.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4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후 11시20분 기준 배럴당 1.35달러(1.42%) 오른 96.74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50달러(0.03%) 오른 190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보합세다. 이날 오후 5시23분 기준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01% 내린 96.07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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