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농심 장악한 시리얼 시장…3위 오리온이 공략한 틈새는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2.01.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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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시리얼 시장 규모가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1·2위와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3위 오리온의 틈새시장 공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시리얼보다 섭취가 간편한 시리얼바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국내 시리얼 시장 규모는 2019년 2889억원에서 2020년 3294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올해는 3432억원 규모로 예측되며 2025년에는 383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유로모니터 집계 시장규모는 포스(POS) 단말기 기준이어서 온라인 거래 등의 매출은 누락되는 한계가 있다. 실제 시장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란 예측이다.

기업별로 보면 시리얼 시장은 동서식품과 농심켈로그가 장악했다는 평가다. 2020년 기준 시리얼 시장점유율은 동서식품이 47.5%, 농심켈로그가 37.9%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오리온은 3위까지 올랐지만 점유율은 3.6%에 불과하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오리온이 선택한 것은 틈새시장이다. 시리얼 시장 중에서도 시리얼바는 규모가 작고 제품군이 많지 않았다. 업계가 추산하는 시리얼바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41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리온이 '건강' 키워드를 중심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리얼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영양과 맛을 챙기면서 먹기에 간편하다는 것이 마케팅 포인트다. 시리얼은 그릇을 꺼내 우유 등을 부어 먹었다면 시리얼바는 출·퇴근길에 섭취할 수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시리얼바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676억원으로 2016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는 평가다. 오리온은 시리얼바, 에너지바, 단백질바, 그래놀라바 등을 뉴트리션바로 집계하는데 이 카테고리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오리온의 뉴트리션바 매출은 2018년 308억원에서 2019년 25.3% 늘어난 386억원, 2020년에는 21.8% 증가한 470억원이다. 지난해는 17.4% 증가한 5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결과로 볼 때 시리얼바 시장 점유율은 오리온이 6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서식품, 농심켈로그 등은 약 10%씩, 나머지는 기타 해외 제품 등이 차지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오리온 시리얼바 중 가장 성공한 제품은 2019년 출시된 닥터유 단백질바다. 50g 제품 하나로 달걀 두 개 분량인 단백질 12g을 섭취할 수 있어 다이어트, 헬스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단백질바 분야 매출은 닥터유 단백질바가 출시된 2019년에 전년 대비 559.8% 신장했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 전년 대비 83.7%, 41.1% 늘어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겨냥하면서 없던 시장을 만든 것이 뉴트리션바 제품"이라며 "닥터유 제품 중 뉴트리션바의 매출이 80%를 차지하고 있는만큼 올해는 더 많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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