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춥지 않다"…잠정실적 발표 앞둔 삼성전자, 눈높이 '쑥'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01.0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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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삼성전자 (78,900원 ▲1,500 +1.94%)의 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올해 예상 실적이 10% 이상 상향조정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적었던데다 중국 시안 공장 봉쇄로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다만 반도체 판매 가격의 반등 시기는 올 2분기와 4분기로 낙관론과 신중론의 시각 차가 아직까지 큰 상황이다.



5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65% 떨어진 7만7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 배당락일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를 5961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FN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5조702억원이다. 1개월 전 대비 2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 D램과 낸드 평균 판매 가격은 전분기 대비 각각 5%, 3% 하락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2조8345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58조8867억원) 이래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5조1609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2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시작되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기존 예상치 대비 12% 상향 조정한 68조원을 제시했다. 증권사 중 최고치다. 한국투자증권도 58조8610억원으로 15% 상향조정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44조원으로 전년 대비 47% 성장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 메모리 상승 사이클 시작, 파운드리 단가 상승, 시스템반도체인 엑시노스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연간 D램 가격 예상 하락폭을 기존 11%에서 5%로, 낸드 가격 하락폭을 기존 13%에서 7%로 축소한다"며 "1분기 중에는 고정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아지고 2분기에는 가격 상향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세트 생산 개선으로 메모리에 대한 전방업체들의 재고는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의 시안 지역 봉쇄 조치로 D램과 낸드 모두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 메모리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4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여전히 남아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시장 상황은 우려했던 것보다 좋지만 글로벌 공급망은 여전히 코로나19(COVID-19) 영향을 받고 있어 불확실성이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시장 흐름이 급격히 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D램 장비와 소재 수급도 빠듯해 올해 상반기 생산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상당히 둔화될 것"이라며 "아직 반등을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인 ASML의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피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 (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ASML은 "구체적인 피해규모는 파악 중"이라고만 밝혔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안 공장 봉쇄로 1분기 반도체 가격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고객의 재고는 높고 원가부담도 크다"며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위해서는 10% 이상 가격 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M&A(인수·합병)와 서플라이체인의 글로벌화 등을 예상치 못한 전략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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