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제조연료의 77%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평균 톤당 가격은 61달러(운임포함인도 동북아가격 기준)였으나 올해 초부터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10월22일 톤당 222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7주차인 지난 10일 129달러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지난해 가격에 비해 2배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멘트업계는 가격인상이 단행된 7월 이후에 늘어난 원가부담분이 톤당 2만원대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종전 산정된 원가를 제외하고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부담이다. 3배까지 늘어난 요소수 추가 구입비용을 비롯해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 상승, 안전운임제 시행, 철도운임 인상에 따른 물류비 증가 등이 원가부담을 키웠단 설명이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도입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실현에 따른 대규모 투자, 탄소배출권 가격까지 고려하면 더이상 시멘트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동양시멘트 삼척 폐광구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판매단가 인상을 한 2008년 중국의 유연탄 수출 금지 조치와 홍수 피해로 호주 유연탄 광산의 가동 중단 장기화 영향으로 유연탄 가격이 폭등했다. 이 영향으로 시멘트업계는 연 매출증가액(3579억원)보다 매출원가상승액(4638억원)이 늘어났고 적자전환이 본격화됐다. 당시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의 모기업인 동양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을 겪었고, 업계는 적자에서 탈피하는데 6년이 걸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악순환에 직면하자 시멘트업계는 겨울철 생산설비 보수공사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설비 보수는 미봉책에 가깝다는 평가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일본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시멘트가격을 톤당 2만1000원에서 2만5000원 인상하기로 결정한 반면 우리는 지난 7월 3300원 인상하는데 그쳤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위기는 2008년 경험했던 상황과 너무나도 닮아있다"며 "현 상황이 극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시멘트 수급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