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젠휴먼케어 "2022년 코스닥 이전상장 준비 이렇게"

머니투데이 이유미 기자 2021.12.2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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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언은 조심스럽지만, 자신 있다'

코스닥 이전 상장에 도전하는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렇다. 회사 안팎의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너무 부추겼다가 자칫 고배를 마실 경우 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단언하긴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단 상장에 진심이다. 재무 개선, 신제품 및 해외 진출 등 다각도로 준비한 만큼 자신 있다고 했다.

바이오헬스케어 전문기업 메디젠휴먼케어는 2019년과 2020년 회사 설립 이래 큰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올 들어 극복했다. 2년간 매출 감소가 이어지다가 2021년 증가세로 추세 전환했다. 2022년에는 비록 소액이겠지만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그간 메디젠휴먼케어에 어떤 위기와 기회가 있었기에 다음 해를 기약할 수 있었을까.



우선 시장 악재다. 신 대표는 유전체 검사 기업들의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시장이 과열된 걸 원인으로 꼽았다. 이는 순이익률 저하로 이어졌다. 신 대표는 "투자 증권가는 유전체 검사시장을 레드오션으로 분류했고, '투자 열외', '주가 하락'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며 "DTC(소비자직접의뢰) 유전체 검사 사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진 일부 의료인들과의 소모적 대립도 규제 개선에 영향을 끼쳐 관련 기업들의 재무 상황이 호전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젠휴먼케어도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코스닥 이전 상장 기준이 상향되면서 매출 감소, 투자 유치 저조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조직 정비', '해외 시장', '신제품' 등을 돌파구로 삼아 올해 하반기부터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메디젠휴먼케어는 20년 동안 갈더마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한 박흥범 대표를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전문 경영인 체제로서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다. 신 대표는 신제품 개발과 해외 사업을 담당키로 했고, 연구소 책임은 제약 회사 출신으로 뒀다.

메디젠휴먼케어의 최대 매출원은 의료 기관을 통한 질병 예측 유전자 검사 '엠체크'다. 2018년 3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한 뒤 감소세가 이어지다가 올해 2018년 당시의 매출을 넘겼다. 예상 매출과 검사 종수는 회사 설립 이래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기존 계약 의료기관들의 구매율이 높아지고, DTC 검사 항목이 12개에서 70개로 확대되면서 관련 매출이 전년도 대비 120% 신장된 것"이라며 "2022년에는 건강기능식품 기업 및 다이어트 전문기관 등과 협업하게 되면 국내외 합산 순이익은 20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동종 기업들과의 차별점 중 하나는 해외 사업을 실질적으로 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코로나로 여러 위기가 있었으나 지난 11월 인도네시아 살림그룹 '인도라이프' 산하 기업과 합자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코로나 팬데믹 전 중국 2곳에 합자 법인을, 베트남·필리핀·대만에 정식 계약 기관을, 홍콩에는 해외 법인을 두고 아시아 유전체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협약 기관을 통해 유전자 검사 의뢰가 꾸준했으나, 코로나 이후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에 합자 회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국민을 대상으로 질병예측, 약물반응, 웰니스 관련 유전자 검사를 펼치게 되어서다. 해외 기업이 베트남 유전체 분석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메디젠휴먼케어가 최초다.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는 현지 대기업과의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신 대표는 "메디젠휴먼케어 하면 유전자 검사 기업으로만 떠올리지만 사실 그렇게만 볼 수 없다"며 "인공지능, 블록체인, AR(증강현실) 등을 융합한 건강 관련 플랫폼 출시도 준비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공세 중심의 치킨 게임에서 차별화를 내자는 전략이다. DNA 를 토대로 한 조상 분석을 해외 국책사업 및 엔터테인먼트와 연결하거나 반려동물 헬스케어, 다중 오믹스 생체 노화 검사 등이 그 예다. 약물 반응 및 용량의 적절성을 분석하거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적합성을 분석할 수 있는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메디젠휴먼케어는 최근 25억원 규모의 신주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타 기관과의 SI(전략적 투자) 유치도 조만간 매듭짓는다. 이들은 벤처캐피털이 아닌 협업을 목표로 하는 일반 기업이다. 이 때문에 주주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는 "올해 회사의 재무 상황은 지난 2~3년에 비해 괄목할 만큼 개선됐다"며 "정관 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약 35억원에 달하는 대표이사의 선수금을 모두 출자 전환할 예정이라 재무 구조의 안정성와 대표이사 지분율도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 대표는 "모든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고정비 및 원가 절감, 신기술 및 제품 개발, 시장 확대를 위해 처절히 노력했다"며 "지난 어려움은 쓰디 쓴 맛이었지만, 원래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쓴 법 아니겠느냐"고 했다.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사진 맨 왼쪽부터 3번째)가 인도네시아 살림그룹 산하의 'NSI' 및 '인도라이프' 경영진들과 합자 법인 설립 등을 기념해 사진 촬영 중이다/사진제공= 메디젠휴먼케어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사진 맨 왼쪽부터 3번째)가 인도네시아 살림그룹 산하의 'NSI' 및 '인도라이프' 경영진들과 합자 법인 설립 등을 기념해 사진 촬영 중이다/사진제공= 메디젠휴먼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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