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오너가 자제 속속 합류·승진...M세대 전면등판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12.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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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오너가 자제 속속 합류·승진...M세대 전면등판


식품업계가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오너가(家) 자제들의 인사로 변화를 맞고있다. 합류나 복귀, 승진 등을 통해 그룹 경영권에 한걸음 다가서면서 M(밀레니얼)세대가 식품업계 세대교체 주역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 오영(34)씨는 지난 10월 입사해 생산물류혁신TF(테스크포스)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조만간 예정된 인사에서 임원으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오영씨는 2014년 신세계그룹 신입공채로 입사해 7년간 백화점, 스타필드 등에서 근무했다. 아버지인 김 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친분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정 부회장과 유관산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사이다.

오영씨는 국내 대표 유통기업인 신세계에서 쌓은 경험을 매일유업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냉장배송을 비롯한 물류혁신 시스템 구축이 김씨의 첫 경영시험이다.



오영씨 같이 다른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뒤 복귀한 사례는 또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 서원(32)씨는 미국에서 공부하다 중국 유학을 하던 중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그룹 자회사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에 입사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지난 7월 오리온에 입사해 김오영씨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사업계획 수립과 경영전략을 세우는 일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빙그레 김호연 회장의 차남 동만(34)씨는 공군장교로 복무한 뒤 2015년 G마켓에 사원으로 입사해 화제가 됐지만 돌연 퇴사해 궁금증이 커졌다. 형인 김동환씨처럼 빙그레 복귀 수순을 밟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동환씨는 한영회계법인에서 인수합병(M&A) 관련 업무 등을 하다 빙그레로 적을 옮겼다. 현재 동만씨는 학업과 외부에서의 경영수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세대 오너가 자제들의 약진은 올해 인사에서 두드러진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상열씨(28)는 지난달 인사에서 입사 3년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창업주인 고(故) 신춘호 회장이 세상을 떠난 이후 빠르게 후계구도를 갖춘 상황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31)씨의 승진도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선호씨는 2019년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돼 자숙하다가 올초 CJ제일제당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CJ그룹은 이달 정기인사에서 선호씨의 임원 승진을 고려 중이다.

함영준 오뚜기그룹 회장의 장남 윤식(30)씨는 올해 입사해 경영지원팀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달 말 인사를 앞두고 있지만 함 회장 본인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 승진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30대 오너 자제들의 인사가 활발하지만 아직 후계구도를 위한 지분 정리가 되지 않은 곳이 많다"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기 보다는 경영수업의 일환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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