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에 빠진 美덕분?…60년 전통 '방림' 코로나 딛고 '흑자전환'

머니투데이 신아름 MTN기자 2021.12.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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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에 빠진 美덕분?…60년 전통 '방림' 코로나 딛고 '흑자전환'


방림 안산공장 전경/사진제공=방림
60년 전통의 면방기업 방림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로 외출 대신 집에 머무는 '집콕' 트렌드가 확산한 가운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여가활동으로 급부상한 퀼트(Quilt) 공예 열풍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수출 회복으로 이어지며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방림은 이번 사업년도(9월 결산법인)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310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직년 사업년도와 비교해 매출액은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75억원으로 같은 기간 47% 늘었다.



방림은 지난 1962년 설립된 면방·염색산업 전문기업이다. 면방산업은 원면 등 단섬유를 원료로 방적사를 제조한 뒤 직포 및 염색가공해 직물을 만들고 2차 섬유제품 제조업계에 공급한다. 인간생활의 3요소인 의식주 중에서 가장 첫째인 '의'를 담당하는 만큼, 인류의 생존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업이다.

다만,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유럽 지역에 봉쇄령이 내려졌고 국내 의류 벤더의 해외 소싱 공장이 올스톱되는 등 직격타를 맞으면서 그 연쇄부작용으로 방림 역시 저조한 실적이 불가피했다.



올해도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면서 불리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방림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그 배경엔 코로나19가 불러온 라이프스타일의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방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출이 불가능해지자 사람들은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여가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 대안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퀼트가 각광 받게 됐다"며 "퀼트용 면직 등 수출물량이 다시 늘면서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뜨개질 등 공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고담퀼츠는 팬데믹 이후 재봉틀 판매가 이전대비 3배 늘어났다.


올 들어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에 유럽지역에서 친환경 면소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방림의 실적 개선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 방림은 북유럽의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를 바이어로 두고 납품하고 있다.

방림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이른 종식 불가능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 수익성 관리에 중점을 둔 경영활동으로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5월 구미공장 부동산을 처분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장기 무수익 고정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방림은 약 35억원의 처분이익을 거뒀고 순이익 급증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친환경·고수익 신소재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매진하는 한편,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원부자재를 선구매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사전에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비용 부담은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한편, 방림은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이번 사업년도 실적과 배당을 확정활 계획이다. 방림은 10년 넘게 시가배당률 2% 내외의 현금배당을 꾸준히 실시해오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신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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