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재활용 로켓 핵심 기술인 엔진 재점화 기술을 확보했다. /영상=한국항공우주연구원
9t급 액체엔진 '재점화·추력조절' 시험 성공재활용 로켓을 만들려면 엔진, 공력, 구조, 시스템 등 기술이 결합해야 한다. 이번 시험 성공은 엔진 부분에 국한된다. 엔진은 재점화와 추력(推力) 조절 기술이 핵심이다.
한영민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부장은 "최근 9t급 액체엔진에선 3.8t(42% 수준)까지 추력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며 "미 스페이스X 로켓 팰컨9 엔진도 40% 수준까지 추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우리도 시험 단계이지만 사실상 기술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 로켓 팰컨9은 멀린 엔진 9기를 사용하는 로켓이다. 1단부 멀린 엔진 1기 진공추력은 96t급이고, 2단 엔진은 진공추력 98t 수준이다. 이 엔진은 처음 출발할 땐 100% 출력을 내지만, 착륙하거나 방향을 조절할 땐 추력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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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향후 엔진 재점화 기술을 고도화할 경우 날아오른 로켓이 땅으로 착륙하는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영상은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2015년 12월 구현한 팰컨9 재착륙 모습. /영상=스페이스X(SpaceX)
항우연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를 개발해왔다. 누리호를 들어 올리는 1단부는 75t급 액체엔진 4기 묶음이다. 총 300t급 추력이다. 2단부와 3단부는 각각 75t급과 7t급 액체엔진으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개발해온 엔진은 1번 연소해 하늘로 날아오르면 재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항우연은 2016년 '다단 연소 사이클 엔진'(재점화 엔진) 개발을 시작했다. 올해 재점화 연소시험을 두 차례 실시했고, 앞으로도 검증을 거쳐 재점화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로켓은 지구 저궤도에는 위성을 실어나를 수 있지만, 정지궤도에는 도달할 수 없다. 유럽우주국(ESA)은 지구 저궤도를 우주 고도 160km에서 1000km 이내 상공으로 정의한다. 정지궤도는 약 3만 5000km 우주 상공이다.
앞으로 재점화 엔진 기술 등이 고도화하면 우리 로켓으로 위성을 지구 저궤도뿐만 아니라 정지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다. 항우연은 9t급 액체엔진을 점진적으로 100t급 추력을 내는 재사용 로켓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한영민 부장은 "팰컨9 로켓 수준을 구현하려면 엔진 재점화를 3~4번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향후 5회 이상 재점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