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사진=KISTI
韓 500위권 슈퍼컴 7대로 증가…삼성전자 2대 신규 진입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14~19일(현지시간) 열리는 '슈퍼컴퓨팅 컨퍼런스 2021'이 새로 발표한 세계 TOP500 슈퍼컴퓨터 목록에 따르면 한국의 순위권 내 슈퍼컴퓨터 수는 지난 6월 발표보다 2대 늘어난 7대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구축한 2대가 목록에 추가되면서 보유 수 기준 순위는 세계 9위로 네 단계 상승했다. 실측성능 기준 연산 성능 총합은 전 세계 6위 수준인 82.2PF로 지난 발표보다 2단계 올랐다.
기존 보유한 국내 슈퍼컴퓨터는 전반적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올해 도입한 국내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였던 기상청 5호기 '마루'와 '구루'는 각각 27위, 28위로 지난 발표에 비해 4단계씩 순위가 하락했다. 기상청 4호기인 '누리'와 '미리'는 각각 251, 252위로 각각 42순위 떨어졌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국가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은 지난 순위보다 7단계 떨어진 38위로 집계됐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자체 슈퍼컴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일본·중국 등이 일찌감치 고성능 슈퍼컴퓨팅 기술 개발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슈퍼컴 기술이 고도화되면 공공과 기업에서 필요한 슈퍼컴을 조기에 구축할 수 있게된다 국내 슈퍼컴퓨터들은 공공·민간 모두 HPE, 레노버(Lenovo), 크레이(CRAY) 등 해외 제조사의 제품으로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
2021년 11월 기준 전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사진=Top500.org 재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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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1위'는 후지쯔(Fujitsu)사가 만든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보유 '후가쿠(Fugaku)'다. 일본은 1~10위권에 후가쿠 하나만 올렸지만 대신 2위와의 연산 성능 격차를 3배 가까이 벌려둬 지난 4번의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론성능 537.2PF, 실측성능 442PF로 국내 1위인 삼성 SSC-21의 실측성능 기준 17.5배의 성능을 지닌다.
미국의 경우 1~10위권 슈퍼컴퓨터만 5대를 보유하고 있다. IBM이 제조한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 보유 '서밋(Summit)'이 2위(이론성능 200.8PF, 실측성능 148.6PF)를 비롯해 3·5·6위가 모두 미국 소유다. 10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가 자체 개발한 '보야저(Voyager)-EUS2'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후가쿠를 능가하는 엑사급 슈퍼컴퓨터 도입도 앞두고 있다. 미국은 현재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1.5EF 급 시스템 '프론티어'를 설치 중이다. 다음 조사에서 순위에 포함되면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1~10위권에 2대를 보유 중인 중국도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중국 국가병렬계산기공정기술연구센터(NRCPC)가 만든 '선웨이 타이후라이트'(4위)와 중국 국립 국방 기술 대학(NUDT)이 개발한 '티엔허-2A'(7위)가 그 결과물이다.
국내 IT 업계 한 관계자는 "행렬 연산이 필요한 인공지능(AI)이나 AI반도체 등의 연구가 활발하려면 고성능 컴퓨팅이 필수적"이라며 "국내에서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려면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예산 문제 등으로 연구 기관들도 공공 기관이 퇴역한 기기를 인수 받아 도입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