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보낸 고양이들이 다 죽었대요"…천안 고양이 살해 의혹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1.09.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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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가 각각 A씨(왼쪽), C씨와 나눈 메시지. 같은 사진과 내용을 보내며 고양이 죽음을 알리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씨가 각각 A씨(왼쪽), C씨와 나눈 메시지. 같은 사진과 내용을 보내며 고양이 죽음을 알리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남성이 입양한 고양이 두 마리를 숨지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남성은 고양이 두 마리를 각기 다른 사람에게서 입양한 뒤 이들에게 한날 한시에 같은 고양이 사진과 내용을 보내며 고양이의 죽음을 알려 의혹을 키웠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천안 고양이 살해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제게 고양이를 입양해 간 남성이 다음날 또 다른 사람에게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를 입양했다"며 "그러고선 고양이를 입양 보낸 두 사람에게 한날 한시에 똑같은 고양이 사진과 내용을 보내며 고양이가 죽었다고 연락했다"고 밝혔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임시로 보호하던 고양이를 입양 보내기 위해 온라인에 글을 올렸고 천안에 사는 27세 남성 B씨가 입양을 원한다며 연락을 해왔다. B씨는 친구와 고양이 두 마리를 같이 키웠는데 친구가 집을 나가면서 고양이를 데려가 외로워서 입양을 받는다고 밝혔다.



A씨는 B씨의 집에 직접 찾아가 고양이를 맡긴 뒤 입양계약서를 작성했다. B씨의 집에는 각종 고양이 용품과 사료 등 고양이를 키우던 흔적이 있었고 이를 본 A씨는 안심하며 귀가했다.

하지만 B씨는 지난 6일 새벽 A씨에게 연락해 "큰일 났다. 애가 소리를 지르길래 봤더니 거실에서 쓰러져 있고 혈변 본 흔적만 있다"며 고양이가 누워있는 사진을 보냈다. 이어 "택시로 응급실 가다가 숨 멎었고 전화로 병원관계자의 말에 따라서 CPR(심폐소생술)도 했는데 소용이 없었다"며 고양이의 죽음을 알렸다.

A씨가 고양이의 시체를 가져오겠다고 했지만 B씨는 오지 말라면서 "근처에 사시는 할머니가 집청소하시다가 고양이 시체를 보고 가져가서 댁 마당에서 화장했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A씨의 연락을 차단했다. A씨가 집으로 찾아갔으나 B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A씨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온라인에 글을 올렸고, B씨에게 고양이를 입양 보냈다는 또 다른 고양이의 주인 C씨에게 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B씨가 제게서 고양이를 입양한 다음날 C씨에게서도 고양이를 입양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B씨가 제게 보냈던 고양이 사진 가운데 몇 개는 C씨의 고양이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저와 C씨에게서 입양한 고양이들에게 똑같이 '선희'라는 이름을 지었다"며 "이후 한날 한시에 두 사람에게 똑같은 사진, 똑같은 말을 보내며 고양이가 죽었다고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선희라고 이름 지은 저희 고양이는 대체 하루 만에 어디로 간 거냐"며 "B씨는 지금도 다른 고양이를 데려와 학대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B씨의 동물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어떤 이유든 고양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B씨의 수사를 촉구한다"며 "동물학대범을 더 엄중하고 확실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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