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경쟁률에 답이 있다…시총 9위 카뱅 vs 공모가 밑돈 크래프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8.1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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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크래프톤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2일 오후 서울시내 한 증권사 창구를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크래프톤 공모주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개인 투자자의 최소 청약주수는 10주다. 최소 청약증거금은 249만원이다. 2021.08.0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크래프톤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2일 오후 서울시내 한 증권사 창구를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크래프톤 공모주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개인 투자자의 최소 청약주수는 10주다. 최소 청약증거금은 249만원이다. 2021.08.02. [email protected]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기대를 모은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가 국내 증시에 입성했다. 양사 모두 IPO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지만 상장 첫날 주가 흐름는 상반됐다. 카카오뱅크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로 질주한 반면 크래프톤은 공모가를 하회하며 체면을 구겼다.

10일 크래프톤 (348,000원 ▲10,000 +2.96%)은 시초가(44만8500원) 대비 5500원(1.23%) 오른 45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뱅크 (22,050원 ▲650 +3.04%)는 전일 대비 7100원(9.04%) 내린 7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업체는 하반기 IPO 대어로 불리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카카오뱅크에 대해선 국내 앱 1위 MAU(월간활성이용자수)를 보유한 카카오톡과의 네트워크 및 락인 효과로 '금융 플랫폼'의 확장성을 보유한 은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크래프톤은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75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다. 배틀그라운드의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퍼블리셔로 발돋움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고평가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이 기존 은행과 너무 차이가 난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꼽혔다.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 PBR은 3.7배, PER은 56배인데 반해 은행주는 PBR 0.44배, PER 5배 수준이다.

크래프톤도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비교 기업으로 월트디즈니, 워너뮤직 등 글로벌 기업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크래프톤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크래프톤은 공모 희망 밴드를 10%가량 낮췄다.

청약 경쟁률, 카카오뱅크 181.1:1 vs. 크래프톤 7.8:1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상장 이틀째를 맞은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9일 오전 9시20분 기준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8700원(12.46%)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37조2954억원에 육박한다. 이로써 카카오뱅크는 시총 47조70억원 규모의 현대차에 이어 시총 9위로 올라섰다. 사진은 9일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 2021.8.9/뉴스1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상장 이틀째를 맞은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9일 오전 9시20분 기준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8700원(12.46%)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37조2954억원에 육박한다. 이로써 카카오뱅크는 시총 47조70억원 규모의 현대차에 이어 시총 9위로 올라섰다. 사진은 9일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 2021.8.9/뉴스1
본격적인 청약 절차에 돌입하면서 양사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등에서 시장의 우려를 딛고 비교적 선방했지만 크래프톤은 쓴맛을 봤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43.15대 1을 기록했다. 여타 대어급 공모주가 대부분 네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청약 경쟁률도 7.79대 1에 그쳤다.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원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쟁률 181.1대 1, 청약 증거금 58조3020억원에 한참 못 미쳤다. 주당 50만원에 육박하는 공모가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많은 점도 크래프톤에겐 변수다. 크래프톤의 유통 주식 비율은 39.05%로 카카오뱅크(22.6%), SKIET(15.04%), SK바이오사이언스(1.63%) 등에 비해 높다.

이에 상장 첫날 주가 흐름도 엇갈렸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3만9000원)보다 37.7% 높은 5만37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해 6만9800원에 장을 마쳤다.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상한가 기록엔 성공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시초가(44만8500원)가 공모가(49만8000원)를 하회했다. 장중 주가는 최저 40만500원까지 빠지며 시초가를 하회하기도 했다. 종가는 시초가보다 1.23% 높고 공모가에 비해선 8.84%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크래프톤의 향후 전망에 대해 성장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고평가 논란을 떨치기 위해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까지 적정 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2곳이다.

적정주가 72만원을 제시한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흥행한 게임 콘텐츠"라며 "신규게임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성공으로 기업가치의 우상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정주가 58만원을 제시하며 "신작 성과 상방 리스크, 지식재산 확장성, 공모자금 기반 투자 확대 등 우호 여건을 최대로 반영한 결과치"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배틀그라운드'는 IP 확장을 위해 배경 스토리를 포함한 시네마틱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해왔으나 조회수는 상당히 낮다"며 "시네마틱 영상 조회수 증가가 확인돼야 2차 창작에 대한 가치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게임주들은 대형사, 중소형사 할 것 없이 미디어·엔터와 관련된 플랫폼 및 콘텐츠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며 "이는 모바일 게임 중심의 국내 게임산업이 성장 피크를 지나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크래프톤 또한 배틀그라운드 IP의 콘텐츠화를 포함한 2차 가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사례에서 보여지듯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게임주 리레이팅이 쉽지 않은 것이 현재의 시장 환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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