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균 서울먹거리창업센터장/사진=이기범 기자
그는 "BTS(방탄소년단)의 케이팝(K-POP)과 함께 비빔밥, 김치 등 케이푸드(K-FOOD)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국내 스타트업 종목도 차츰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4년 전만 해도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얻은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교통예측서비스, 바이오센서, 신재생에너지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이른바 딥테크(Deep tech)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면, 최근 들어 K푸드테크·애그테크(농업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에 대한 주목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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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시어터/사진=류준영 기자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무료 입주 기간이 최대 2년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보육기간 동안 스케일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초단기·고성장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김 센터장은 "입주기간에 최대 성과를 거두려면 일반적인 경로인 '기술 개발·완성→시제품 개발→비즈니스 모델 기획→판로 개척' 등을 차례로 밟아 나갈 시간이 없다"면서 "기술을 확보한 팀은 기술 투자 유치를 전폭 지원한다거나 신소재를 중심으로 한 기업일 경우엔 원료, 중간재, 완성재 단계별로 시장을 연결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컨설팅해 단기간 스케일업을 돕는다"고 말했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이런 시설과 지원책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기업들을 여럿 배출했다. 이를테면 '커넥위드'는 물만 넣으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리얼 제품을 만들어 판매중이다. 시리얼마다 우유 분말이 코팅돼 있어 물을 부으면 우유에 타 먹는 맛이 난다.
김동균 서울먹거리창업센터장/사진=이기범 기자
천연재료로 수제 잼을 만드는 '다피나'는 최근 센터와 협업해 '분말형 잼'을 선보였다. 물과 섞으면 원래 잼이 되는 원리다. 상온유통이 가능해 수출을 노리고 있다. 김 센터장은 "요즈음엔 잼을 빵에만 발라먹는 게 아니라 음식을 조리할 때도 쓴다"면서 "사과 농축액 등 과일 그대로의 맛을 내는 잼이 음식의 냄새를 잡아주고 감칠맛을 돋게 해 해외에선 조미료로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이밖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버섯으로 만든 치킨(위미트), 토마토 맛이 나는 소금(몽상향), 폐기 처분 직전의 한라봉을 재사용한 향수(벤투싹쿠아) 등도 이목을 사로잡았다.
2016년 12월 설립된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지금까지 총 141개사가 입주했고, 4년간 누적 매출 645억 원, 고용창출 526명, 투자유치 220억 원을 기록하며 사업실적을 탄탄하게 쌓아 올리고 있다.
김 센터장은 "국내외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국내 식품소재 기술에 대한 가치 평가가 높아 투자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미래 식탁을 책임질 유망 푸드테크를 적극 발굴·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