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위 1% 전문가 수준 '초거대 AI' 개발 착수…1억달러 투자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5.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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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7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7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그룹이 인간의 뇌 구조를 닮아 창조적이고 자율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초거대 AI(인공지능)' 개발에 나선다. LG그룹의 AI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은 17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 토크 콘서트'에서 앞으로 3년 동안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와 개발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 학습, 판단, 행동하는 AI다. 내비게이션이나 AI 스피커 등 특정 목적에 제한됐던 그동안의 AI에 이어 최근 학계와 업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초거대 AI를 활용하면 제품 연구나 신소재 발굴, 백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1초에 9경5700조 차례의 연산 처리를 할 수 있는 글로벌 톱3 수준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해 올 하반기에 60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AI'를 공개하고 내년 상반기 조 단위 파라미터의 '초거대 AI'도 개발할 계획이다.



글로벌 제조기업 중 이만한 규모의 '초거대 AI' 개발은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파라미터는 인간 뇌에서 뉴런을 연결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파라미터 규모가 커질수록 AI 지능이 높아진다. 현존하는 초거대 AI 언어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AI연구소 '오픈AI'의 'GPT-3'는 1750억개 파라미터를 갖췄다.

'GPT-3'는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수필이나 소설도 창작한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하는 '초거대 AI'는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이해하고 데이터까지 추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 AI연구원은 지금까지 딥러닝 기술 기반의 디지털 휴먼,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챗봇을 개발하고 항암·백신 신약 후보 물질 개발, 대용량 배터리 용량 및 수명 예측, 컴퓨터 비전 기반 검사 공정 자동화, 부품 및 제품 수요 예측 등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다.

'초거대 AI'는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고객 상담 등의 분야에서 상위 1% 인간 전문가 수준 역량을 보유해 일하는 방식을 또 한 번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LG AI연구원은 밝혔다.

이를테면 고객센터에서 제공하는 상담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초거대 AI'를 고객별 상담이력을 요약해주는 가상 어드바이저에 활용하면 상담사가 고객의 개인별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초거대 AI'는 여러명의 전문가가 힘을 합쳐야만 진행할 수 있었던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전망이다. 전문가가 인간의 언어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기술하면 '초거대 AI'가 소프트웨어 코딩을 진행해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LG그룹은 AI 기반으로 차세대 배터리, 고효율 발광 분야에서 신소재 발굴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초거대 AI'로 250년 동안의 화학 분야 논문과 특허를 자동으로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종합적인 물질 데이터베이스를 갖추면 최적의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찾아 더 안전하고 오래가는 전기차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이다. 고효율의 발광 소재를 발굴해 더 화질이 선명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은 TV 제품도 개발할 수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항암 백신 개발이나 환경 분야에서 더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소재 개발에도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다.

LG그룹은 디자이너와 협업하면서 제품 디자인이나 상품 내부 설계를 할 수 있는 '창조적 초거대 AI'도 개발할 계획이다. '슈퍼카를 닮은 로봇 청소기 디자인'이라는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해당 디자인 시안 수백개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디자이너는 AI가 만든 시안을 기반으로 디테일한 디자인과 설계를 하는 방식으로 상품 디자인의 참신성을 키우면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고도화된 초거대 AI 연구와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및 데이터 확보, 사업화를 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연구 성과물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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