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고나라 인수…'온라인 사업' 큰 그림 그린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3.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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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온라인 중고거래 업체 중고나라 지분 일부를 인수해 중고거래 시장에 진출한다. 당근마켓 등을 중심으로 중고시장이 급성장중인 가운데 롯데는 장기적으로 경영권까지 확보, 중고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기로 했다. 전체 거래 금액은 1150억원이며 이중 롯데쇼핑 투자금은 3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공동 투자자 중 롯데쇼핑만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으며 나머지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중고나라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2003년 인터넷 카페로 시작해 2013년 법인화됐다. 2016년에는 모바일앱으로도 사업을 넓혔다. 현재 회원 수는 약 23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인수는 최근 롯데쇼핑의 온라인 강화 행보와 관련이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각 개인에 맞는 '검색창이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되겠단 포부를 제시하며 롯데ON(온)을 출범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ON 애플리케이션 월 사용자 수는 112만명으로 1위인 쿠팡(2141만명)의 5.2%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지난달 롯데온을 이끌던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사업부진에 따라 사의를 표명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시작됐다. 연달아 23일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번 중고나라 인수 역시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이 연 20조원 규모로 성장한 만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의 결정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중고시장이 국내에서 성장하고 있어 관심을 갖고 투자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가 단순히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인수한 경우는 없었다"며 "장기적으로는 중고나라의 경영권을 확보, 중고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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