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LG헬로, 지상파3사 VOD 중단 위기 넘겼지만...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12.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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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SK브로드밴드·LG헬로비전 콘텐츠 협상기한 연장

SKB·LG헬로, 지상파3사 VOD 중단 위기 넘겼지만...


SKB·LG헬로, 지상파3사 VOD 중단 위기 넘겼지만...
케이블 TV업계에 신규 VOD 공급을 끊겠다고 선언한 지상파 3사가 재송신료(CPS) 협상 기한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5일 예정됐던LG헬로비전 지상파 VOD 공급 중단 사태는 오지 않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S가 LG헬로비전과의 CPS 협상기한을 이달 31일까지로 연장한 데 이어 MBC와 SBS도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SBS와 MBC가 오늘 중으로 협상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는 공문을 회신할 것으로 보인다"며 "SK브로드밴드와도 비슷한 취지로 협상 연기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최근 LG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에 VOD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LG헬로비전에 이달 15일부터 신규 콘텐츠 VOD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KBS와 SBS는 SK브로드밴드에도 18일부터 VOD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MBC는 SK브로드밴드와 VOD 공급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상파 3사는 이들 케이블TV 업체들이 계약을 맺지 않고 콘텐츠를 무단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통상 3년 단위로 체결하는 CPS 계약은 지난 2018년말 종료된 이후 계속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는 케이블TV 업계에 지난 2019년부터 오는 2021년까지 3년간의 CPS를 매년 5%씩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파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인상분을 소급해서 지급해야 한다. 현재 지상파 3사가 받고 있는 CPS는 가구당 월 400원 수준이다. 매년 20%씩 인상하면 2021년까지 576원 정도가 된다.

반면 케이블TV 업계는 매년 5% 인상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로 VOD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적 역할을 해야 할 지상파가 시청자를 볼모로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시청률은 해마다 떨어지는데 콘텐츠 가격은 계속 올리려고만 한다"며 "따로 대가 산정위원회를 구성하든 정부가 개입해서라도 지상파 CPS 적정금액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지상파 3사가 CPS 협상 과정에서 케이블TV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VOD 공급권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로 VOD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양측 모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TV와 지상파 3사 간 CPS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케이블TV업계는 지난 7월에도 CJ ENM과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CJ ENM측은 케이블 TV사들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최소 20% 인상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 아웃'(송출 중단) 직전까지 갔던 CJ ENM과 딜라이브는 과기정통부에 중재를 요청했고, 과기정통부는 CJ 측이 제안한 인상률을 중재안으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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