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적자에도 주가 오른 비결…'스트리밍' 폭풍성장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0.11.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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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유료구독 7300만

미국 월트디즈니(이하 디즈니)가 대표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를 출시한 지 1년 만에 7300만명 넘는 유료 구독자를 끌어모았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트리밍이 디즈니의 대들보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28일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마스크를 낀 입장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FP지난 9월 28일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마스크를 낀 입장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FP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 마감 후 지난 10월 3일까지였던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147억1000만달러로, 레피니티브 사전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142억달러를 웃돌았다. 주당 손실도 20센트로 사전 전망치인 70센트보다 훨씬 양호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즈니 테마파크와 영화사업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약진하면서 디즈니를 떠받쳤다. 디즈니+ 유료구독자는 10월 3일 기준 7370만명으로 3개월 동안 1300만명 넘게 증가했다. 훌루는 3660만명, ESPN+는 1030만명 구독자를 각각 기록했다. 모두 합치면 1억2000만명을 넘는다.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정말 유망한 부분은 우리의 D2C(direct to consumer) 사업"이라면서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D2C는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지난달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포함된 D2C 부문에 보다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디즈니의 유력 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월가에선 디즈니를 엔터테인먼트 주식보다 넷플릭스 같은 기술기업으로 보는 시각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쑥대밭이 된 다른 엔터테인먼트 주식과 달리 디즈니는 12일 종가 기준 올해 주가 하락률을 6.2%에서 방어하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디즈니 주가는 장중 한때 6% 넘게 뛰기도 했다. 다만 디즈니가 투자금 확보를 위해 내년 1월에 지급하기로 했던 올해 하반기 배당금을 건너뛴다는 소식에 상승폭은 3% 수준으로 축소됐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하면 테마파크 같은 디즈니의 여타 사업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백신 3상 임상 중간분석 결과 90%의 예방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해 코로나19 종식 기대감을 키웠다. 미국 모더나도 이달 안에 3상 중간발표를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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