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진 KIST 원장 “도전하고 실패한 연구자에게 포상하겠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0.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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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아 기자간담회…"한국 R&D 문화 바꿔나갈 것"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사진=KIST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사진=KIST


“창의적 연구에 도전했다 실패하더라도 성실히 과제를 수행한 연구자라면 포상하겠다.”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27일 서울 성북구 KIST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연구문화를 과감하게 혁신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남들이 잘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연구를 해보고 싶어도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 이를테면 성과를 내기 어려운 연구로 인해 기한 내 논문을 내지 못하거나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면 다음 과제를 딸 때 불리하거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런 폐해를 개선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R&D(연구·개발) 생태계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는 게 윤 원장의 진단이다.



윤 원장은 “우리나라 정부 R&D 성공률이 97%라는 얘기는 자랑이 아닌 오명”이라며 “성과가 우수한 것처럼 보이나 어떻게 보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쪽의 행정편의에 의해 한 부분이 없지 않고, 국민들이 체감할 만큼 실생활에 크게 기여하지도 못한다”고 꼬집었다.

윤 원장은 이 원인으로 성과 중심의 ‘한국적 R&D 문화’를 꼽았다. 그는 “논문·특허 건수 위주의 정량적 성과를 주요 평가 항목으로 여겨온 지금의 체계가 오늘날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정립하기도 했지만, 고질적 병폐도 갖게 했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R&D 사업 평가제도를 정량평가에서 정성·다년평가 등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서 상을 주는 제도를 만들어 보겠다”며 “새로운 평가제도를 내년 2월까지 만들고 확정·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 바뀐 평가제도를 통해 미지의 영역, 답이 없는 연구, 세계 최초 연구를 시도할 수 있도록 과감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관련하여 KIST는 도전적 실패를 성과로 인정하고 포상하는 ‘그랜드챌린지’ 연구를 선정·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윤 원장은 생애주기에 따른 연구자 성장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그는 “신규 임용 연구원당 포닥(Post-Doc, 박사후연구원) 인건비를 2년간 지원해 신진연구자 몰입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조직문화는 자율·책임의 수평적 소통 문화를 조성키로 했다 윤 원장은 “반기마다 전직원 타운홀미팅을 정례화하고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 직급·직종별 참여를 늘려 열린 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홍릉 특구 육성 차원에서 기업과 KIST 연구센터가 협력하는 ‘링킹랩’(Linking Lab) 모델도 추진한다. 이는 KIST 기술 이전·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KIST 연구원과 기업이 KIST 내 공동연구실을 만들어 기획부터 개발·응용까지 전 사업 단계를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1년 이내 5개 연구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윤 원장은 “현재 대기업 한 곳과 중소기업 세 곳과 함께 링킹랩 참여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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