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요약도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폐렴을 일으키는 기전 및 치료 방향을 실험실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인체의 폐포 구조와 기능을 3차원적으로 재현한 배양기술을 개발/자료=KAIST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공적으로 키운 사람의 폐포(허파꽈리)로 이 바이러스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종 감염지인 인간의 폐포를 실험실에서 장기간 배양할 수 있다면, 병태생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폐 세포 모델은 아직 존재하지 않아 직접적 감염 연구의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배양이 가능한 3D 인간 폐포 모델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를 이용하면 실험실에서 사람의 폐 세포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의 질병 기전을 연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3차원 인체 폐 배양 모델이 인체의 폐와 구조적·기능적으로 유사한지 면역형광염색, 전자현미경 촬영, 전사체 분석 등을 이용해 비교 확인했다고 밝혔다. 3D 인간 폐포 모델은 약물 스크리닝 등 치료법 개발에 직접적으로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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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팀은 폐암 등 사람의 수술 검사재료에서 확보된 폐 조직을 6개월 이상 장기간 안정적으로 3차원 배양할 수 있는 조건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고 이 모델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3D 폐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자 6시간 내 급속한 바이러스 증식이 일어나 세포 감염이 완료됐다. 또 이를 막기 위한 폐 세포의 선천 면역 반응 활성화에 약 3일 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관찰했다. 아울러 하나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는 하나의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감염 3일째가 되던 날 세포 가운데 일부분이 고유의 기능을 급격히 상실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3차원 인체 폐 배양 모델 규모를 확대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감염 연구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이나 다른 장기 유래의 세포가 아닌 호흡기 바이러스의 표적 세포인 사람의 폐 세포를 직접적으로 질병 연구에 응용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정확한 기전 규명은 물론 치료제 개발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이주현 박사를 비롯해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최병선 과장·기초과학연구원(IBS) 고규영 혈관연구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서울대병원 김영태 교수와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지놈인사이트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관련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