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사진=천문연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케이스 호니볼 박사 연구팀은 26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을 통해 달 표면에서 물 분자의 분광 신호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달은 극한의 환경으로 표면 온도가 섭씨 130도 이상으로 치솟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 힘들다. 하지만 달 뒷면으로 가면 정반대의 환경이 펼쳐진다. 달 남극 근처 운석 충돌구 지점엔 햇빛이 들지 않아 영하 180도 이하로 떨어진다. 나사는 이곳에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고, 실제로 2009년 엘크로스 탐사선을 통해 달에 물 성분이 존재함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팀은 달 남극 근처에 물 분자가 100~400ppm(1ppm은 100만분의 1농도) 정도로 존재하고, 이 물 분자는 달 표면 모래 알갱이 사이에 위치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발견된 물의 양은 달 표면 1제곱미터(㎡)당 12온스(약 355밀리리터(㎖))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네이처 천문학엔 물이 얼음 형태로 갇혀 있을 수 있는 달 표면의 '영구음영지역(콜드트랩)'이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다는 연구결과도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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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대 폴 헤인 천체물리학 조교수는 달에 혜성이나 운석이 충돌하면서 물이 전달돼 얼음 형태로 보존돼 있을 영구음영지대가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존재하며, 면적은 이전에 추정(약 2만㎢)한 것보다 두 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나사의 달정찰궤도선(LRO) 자료를 분석하고, 수치모델 등을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콜드트랩 가운데 작은 것은 지름이 1㎝ 밖에 안 되는 것도 있다”며 “우주비행사가 얼음을 찾아 큰 충돌구의 음영지역 안으로 깊이 들어갈 필요없이 주변에서 1m짜리 음영을 찾아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진의 이번 논문에 달의 영구음영지대에 실제로 얼음이 있는지는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서 다른 연구에서 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흔적이 잇따라 발견된 바 있어 실제 우주인이나 로버 탐사에서 물을 확인할 가능성은 크다는 관측이다.
한편, 나사는 오는 2024년 우주인 2명을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