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로 '백색' 포플러 만들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0.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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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 환경 스트레스 견디는 나무 개량도 가능…“유전자 교정으로 다양한 기능성 임목 개발”

유전자 가위 기술로 백색증 포플러를 만들었다/사진=국립산림과학원유전자 가위 기술로 백색증 포플러를 만들었다/사진=국립산림과학원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DNA)를 편집해 형질 좋은 나무로 개량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특정 유전자를 편집해 유전 질환 등을 교정하는 유전자가위 기술로 유전자 교정 나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산림과학원 연구진에 따르면 식물에서 엽록소 생합성에 관여하는 피토엔 불포화화효소3과 유사한 유전자를 포플러 나무에서 발견한 후 유전자가위로 교정, 엽록소가 합성되지 않는 백색증(알비노) 포플러 나무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나무를 개량할 경우, 형질이 좋은 나무를 선발해 다음 세대의 종자에서 자란 나무가 우수한 형질을 갖는지 판단하는 데만 2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반면,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 목적의 유전자만을 정확하게 교정해 유용하고 우수한 유전 형질을 가진 나무로 단시간에 개량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이미 국내외에서 대두, 벼, 상추, 토마토 등의 작물에 두루 적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유전자변형 방식(GMO)으로 만들어진 작물과 달리, 유전자 가위 기술로 개발된 작물인 카놀라, 대두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다.

산림생명공학연구과 한심희 과장은 “미국과 중국 등 유전자 교정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이미 나무에 대한 유전자 가위 적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 성과는 유전자가위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하면 환경 스트레스를 견디는 품종이나 목재 내 성분 변화를 유도하는 등 유전적 특성을 새롭게 가진 나무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맞춤형 유전 형질을 가진 나무를 만드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의 임목 육종 분야가 한 단계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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