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오전 국민청원 게시판에 '삼성 상속세 없애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이 시작됐다.
이어 "삼성이라는 기업이 무너지면 우리나라에 엄청 큰 타격이 올 것"이라며 "18조원이라는 자산도 세금을 다 내면서 벌어들인 돈"이라고 적었다.
상속세는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재산에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된다. 주식의 경우 고인이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이라면 주식 평가액에 20% 할증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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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등의 경우 최고세율이 50%, 주식은 60%인 셈이다.
이 회장이 생전에 보유했던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주요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원에 이른다.
이렇게 계산할 경우 이 회장의 보유지분 상속에 부과될 세금은 약 10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이 회장의 부동산 유산도 3000억~5000억원에 달해 추가로 2000억원 안팎의 상속세를 물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지난 4월 통과된 1차 추경 예산안(11조7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까지는 다른 재계 총수들처럼 상속세를 5년 동안 6차려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연부연납'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이런 방식이라도 10조원을 넘는 상속세를 납부하기는 쉽지 않다.
이 부회장의 자산 역시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 지분이기 때문에 당장 처분가능한 자산으로 상속세를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유족이 상속세를 납부할 여력이 없어 지분 상속을 포기하고 경영권을 매각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을 낮출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올 상반기 상속세 인하를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을 살펴보면 일본(55%)과 우리나라만 50% 이상이다. 미국과 영국은 최고세율이 40%다.
삼성 저격수로 통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속세 때문에 '아버지 돈이 100억원인데 내가 왜 절반밖에 못 받아'하고 아쉬울 수 있다"며 "하지만 남들이 볼때는 전혀 노력하지 않고 생기는 불로소득이라서 상속세는 당연히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