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당국이 한파와 폭설에 따른 난방용 전력 수요 부족을 이유로 산업용 전력 공급을 중단한 지 사흘만에 전력 공급을 재개했지만 설비 재설정 작업에 예상보다 많은 시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억 매출손실 현실화…인센티브 맞먹는 규모

당장 이달 중순 이후까지 가동중단 상황이 이어지면 오스틴 공장 설립 이후 현지정부로부터 받은 인센티브와 맞먹는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비즈니스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996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세제 감면과 보조금 지원 등 인센티브는 총 3억8000만달러(약 4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시가 있는 트래비스 카운티로부터 2009~2019년 재산세에 대한 리베이트를 6500만달러가량 받았다. 오스틴시에서도 3억9500만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2006년 텍사스 사업기금을 통해 108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았다.
한번 멈추면 적어도 수주, 많게는 수개월

반도체 공정이 한달 이상에 걸쳐 반도체 기판인 웨이퍼를 씻어내고 회로를 그린 뒤 화학물질로 깎고 녹여 쌓아올리는 600여개의 작업을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인 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수준에서 진행되는 탓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설비 설정 노하우는 불량품을 최소화하는 수율 확보에 이어 수익성과 직결된다. 삼성전자가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보다 수익성이 높은 비결로도 제품 자체의 기술력 외에 설비 설정 노하우를 들 수 있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인사는 "수백가지 공정에서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양산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가동이 상당기간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라인을 신설하는 수준으로 준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日도시바 15분 셧다운 때 재가동에 한달반 이상 걸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생산라인이 어느 범위에서, 얼마나 오래 가동 중단됐는지에 따라 재가동에 필요한 설비 설정 등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며 "사흘 동안 전체 라인이 멈췄기 때문에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도시바메모리 욧카이치 반도체공장이 2019년 6월 15분 동안 정전으로 가동 중단됐을 당시에는 재가동까지 한달 반 이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