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집앞 시위 닷새뒤 노조감시원 뽑으려던 아마존

머니투데이 최연재 기자 2020.09.0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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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AFP/사진제공=AFP


아마존이 노조 활동을 감시하는 직무인 이른바 '정보 분석가'(IA) 채용 공고에 올렸다 취소했던 일이 확인됐다. 구인 공고가 올라간 것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자택 앞에서 해고자들이 시위를 벌인지 닷새째 되던 날이었다.

지난 1일 아마존은 자사 채용 사이트에 '정보 분석가(Intelligence Analyst)'라는 이름의 일자리 공고를 올렸다. 아마존이 소개한 해당 직군의 주요 업무는 노동조합 활동감시였다. 상황에 따라 노조 활동 금지 명령을 내리고, 법적 절차에 대비해 자사의 노조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삭제된 아마존의 '지능 분석가' 공고. 지금은 삭제됐고,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캡처된 공고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지능 분석가'의 주요 업무는 노조 감시다./사진제공=트위터 캡쳐논란이 일자 삭제된 아마존의 '지능 분석가' 공고. 지금은 삭제됐고,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캡처된 공고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지능 분석가'의 주요 업무는 노조 감시다./사진제공=트위터 캡쳐
더 자세히는 '정보 분석가'의 역할로 "회사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을 감시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또 "각 분석가는 회사 선임 고문과 협력해 노조에 대항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수집해 경영진에게 보고하고, 법적 절차에 대비한다. 분석가는 노조가 회사에 의도를 갖고 불법적인 행동을 벌여왔다는 것을 법적으로 입증하면 된다"고 적혀 있었다. 또한 경쟁 회사들에 대한 정보 수집, 지정학적 문제, 심지어 회사에 대한 테러 위협 대비 등 회사가 요구하는 맞춤형 업무를 한다고 설명돼 있었다.

논란이 일자 아마존은 해당 공고를 삭제했다. 그러나 누군가에 의해 캡처 돼 소셜 미디어에 일파만파 퍼졌다.



다음날 아마존 대변인은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직무 대한 설명이 정확지 않았다며 “실수였고, 그 이후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BI는 '정보 분석가' 공고는 아마존과 노동자들 사이의 격화하고 있는 갈등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4월 아마존의 자회사인 홀푸드는 각 지점의 직원들을 히트맵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추적해 어느 지점의 노동조합이 회사에 가장 위험한지 순위를 매긴 적도 있었다.

아마존과 노동자들의 갈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물류창고 직원은 함께 일하는 동료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창고 방역 및 유급휴가를 요구했으나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자 단체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아마존은 직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어겼다며 주동자인 크리스 스몰스를 해고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스몰스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겨서가 아니라 파업 때문에 해고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의 순 자산이 총 2000억 달러(약 237조 1000억 원)를 돌파한 것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27일 해고된 스몰스를 필두로 아마존 노동자들은 그의 저택 앞에서 임금 인상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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