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스완 인텔 CEO /사진=홍페이지 캡처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7나노 CPU 출시가 당초 일정보다 6개월 늦어진 2022년 말 또는 2023년 초에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인텔의 이 같은 출시 지연은 앞서 수차례 이유와 똑같은 '수율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텔, '7나노 CPU' 삼성전자에 맡길 수 있어
인텔의 경쟁사인 AMD와 엔비디아는 이미 대만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며 기술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에 7나노급 GPU 출시를 앞둔 엔비디아는 이달 초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인텔을 뛰어 넘었다.
또 한편으로 인텔이 어떤 업체에 7나노 칩 위탁생산을 맡기느냐도 초미의 관심사다. 인텔이 7나노 칩 생산을 맡길 업체는 전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 단 2곳뿐이라는 평이다. 업계에선 인텔과 삼성전자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텔이 삼성전자를 낙점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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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로서는 AMD가 무섭게 추격해오는 상황이어서 AMD와 이미 거래하고 있는 TSMC보다는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메모리 업체로서 전 세계 C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인텔과도 오랜 기간 협력하며 메인보드와 칩셋 위탁생산 경험도 풍부하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인텔이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매출 1~2위를 다툰다는 점 때문에 '라이벌'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 양사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연히 구분돼 '협력관계'에 더 가깝다고 분석한다. 이에 인텔 입장에선 AMD보다 우위인 반도체 설계능력을 극대화하며, 삼성전자의 첨단공정에 생산을 맡기는 전략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TSMC가 AMD의 CPU와 GPU를 이미 양산하며 TSMC 매출에서 AMD 기여도가 종전 1%에서 3%로 늘어났다"며 "인텔이 TSMC와 AMD의 이런 관계를 파고들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인텔 CPU'발 삼성 매출 감소는 동전의 양면
하지만 인텔의 7나노 CPU 출시 지연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서버용 CPU 점유율은 95%, PC용 CPU 점유율은 80% 이상을 차지하는 인텔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흐름을 주도한다. 따라서 인텔의 차세대 칩 출시가 늦춰지면 그만큼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공급도 줄고, 관련 매출도 감소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메모리반도체 매출 의존도가 큰 삼성전자 입장에서 인텔의 신제품 출시 지연은 득보다 실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단 2030년까지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를 따라잡겠다는 삼성전자는 어쨌든 인텔 위탁생산 수주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